얼굴이식 수술 연내 시행… 뜨거운 찬반논란
죽은 사람 근육등 떼내
화상환자에 제공 ‘새 삶’
윤리·거부반응이 문제
빠르면 올해 안에 얼굴이식 수술이 시행될 것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찬반논란이 뜨겁다. LA타임스는 관련 기사를 최근 건강판 커버 스토리로 다뤘다.
얼굴이식이란 죽은 자의 얼굴에서 피부와 피하지방층은 물론 근육과 신경, 혈관까지 떼어내 화상이나 사고로 얼굴이 심하게 손상된 사람의 얼굴 속살에 갖다 붙이는 것을 말한다. 생전에 얼굴 기증을 약속한 사람은 죽은 지 24시간 내에 피부를 벗겨내야 하고, 얼굴을 제공받는 사람은 수술에 앞서 뼈와 연골조직이 드러나도록 피부를 제거해야한다.
존 트라볼타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으로 1997년 개봉한 영화 ‘페이스 오프(Face Off)’에 나왔던 수술과 비슷하다. ‘페이스 오프’는 LA 어딘가에 설치해둔 생화학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FBI 요원이 청부 테러범의 얼굴을 통째로 떼어내 이식받는다는 내용으로, 영화에서나 있을 법했던 일이 조만간 현실화되는 것이다.
켄터키 루이빌 대학 의료진은 “얼굴이식을 위한 미세절제술 등 기술적인 준비는 모두 마쳤다”면서 “병원의 승인이 나면 올해 안에 얼굴이식 수술을 받을 지원자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료진은 1999년 세계에서 두 번째이자 미국에선 처음으로 손 이식수술을 실시한 팀이다. 이들 말고도 현재 영국 런던의 로얄 프리 병원을 비롯해,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수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얼굴이식을 둘러싼 논란은 우선, 얼굴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표상임에도 다른 사람, 그것도 죽은 자의 얼굴을 대신 사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환자에게 투여하게 될 거부반응 억제약품의 부작용 여부도 수술을 반대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다.
영국 왕립 외과대 의료진은 “수술할 경우 6주 이내에 환자의 10%는 거부반응으로 당장 고통을 당할 것이며 1년 뒤에는 절반 이상이 만성 거부반응에 시달릴 것”이라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강력한 거부억제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 감염, 심장병, 암 발생과 같은 장기적인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론자들은 또 “피부는 신체에서 거부반응이 가장 큰 장기로, 피부가 부풀거나 색깔이 변하는 등 수술이 실패하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것이냐”며 “아직은 장점보다는 위험성이 더 큰 수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이에 대해 “기존의 기술로 성형이 불가능한 환자들이 더 이상 음지에서 불행하게 살지 않게 해야 한다”며 “얼굴이식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1977년 교통사고로 인한 화상으로 무려 20여 차례의 성형수술을 받아야했던 바바라 캐머러 퀘일은 “얼굴이식은 하나의 대안으로 심각한 화상 환자들에겐 복음과 같은 소식”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찬반 논란에도 불구, 성형의사들은 세계 최초의 얼굴이식 수술이 시행되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다만 반대 여론 외에도 얼굴 기증자의 폭이 넓지 않아 이식 조직 접합 검사는 물론, 인종이나 민족,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얼굴 짝을 맞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얼굴을 제공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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