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재단 -“한인회 태도는 공동편찬 않겠다는 뜻”
한인연합회 -“한 개인에 의한 일방적 편찬 용납 못해”
편찬방향 ·방법에서 이견 좁히지 못해
미주한인재단과 워싱턴한인연합회의 ‘워싱턴한인사’ 공동편찬 작업이 끝내 좌초할 지경에 놓였다.
지난 2월 와싱톤한인교회에서 열린 한인사 발간 보고대회에서 한인사 공동편찬을 공식화했음에도 불구, 편찬 방향과 방법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잦은 갈등을 보이던 두 단체가 결국 각자 다른 한인사를 발간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11일 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한인단체장 회의에 참석한 김영근 한인연합회장과 정세권 미주한인재단 회장은 한인사 공동 발간 문제를 놓고 첨예한 논쟁만 벌였을 뿐 협력관계에 있어 어떤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양측간 격렬한 말싸움 끝에 김 회장은 “편찬위 모임을 정식으로 한 번 더 요구한 후 반응을 보겠다”고 최후 통첩 같은 발언을 했고, 정 회장도 12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인회가 원천적으로 공동편찬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밖에 볼 수 없어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이미 생각이 정리된 듯한 인상을 남겼다.
20여명의 단체장들이 모여 행사 계획을 조정하고 한인사회 이슈를 논의하기로 돼 있던 11일의 단체장 회의는 미주수도권노인회 조삼래 회장의 “워싱턴 한인사가 정말 공동편찬 되는 거냐”는 질문 한 마디에 금세 경색됐다.
김영근 한인연합회장은 “사실 이 자리에서 이 문제를 또 꺼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면서 “ 공동편찬의 원칙은 달라진 게 없지만 한인재단과 의견 일치를 못봤다”고 잘라 말했다.
김 회장은 한인재단과 한인연합회 이름으로 신문에 게재된 한인사 자료수집 광고와 관련해서도 “공동편찬위원장인 나의 허락 없이 나간 것”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편찬위원회 모임 한 번 제대로 갖지 않고 한 개인의 주관에 의해 이뤄지는 발간 작업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세권 한인재단 회장은 그러나 “광고를 내보낸다는 사실을 팩스로 분명히 한인회에 알렸고 의견을 구했다”고 반박한 뒤 “보고대회 당시 초대하지도 않은 한인회 관계자들이 출석, 편찬회의를 방해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받아쳤다. 회의후 김 회장은 “공동 편찬이라고 해놓고 마냥 뒤통수만 맞으니 화가 안 날 수 없었다”며 “앞으로 공청회 등을 열어 한인회의 뜻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 회장은 “지난 1차 편찬위원 모임도 전직 한인 회장들이 한인재단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을 뿐”이라며 “한인재단이 지금까지 해놓은 일들을 인정한다면서 이제와서 주제와 방향등을 다시 설정하는 회의를 갖자니 말이 되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김영근 회장은 12일 한인재단의 정세권 회장과 채영창 편찬위원장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3월 19일까지 전체 편찬위를 소집할 것을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을 경우 공동발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발간이 무산될 경우 ‘워싱턴한인사’라는 명칭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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