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유권자 많은 풀러튼시 유일한 한인 공무원
“놀랍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해요”
OC 지역에서 한인 유권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인데도 한인 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던 풀러튼시 시청에 한인 여성이 시 부매니저급 고위직에 채용돼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풀러튼 시청의 실비아 최(30·한국명 가영)씨.
“한인 유권자가 가장 많이 산다는 풀러튼시 시청에 제가 유일한 한인 공무원이라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어요. 지역사회의 모든 정책들이 결정되는 이 곳에 한인 공무원이 아무도 없으면 누가 한인의 이익을 대변해줄 수 있을까요”
15일 풀러튼 시청 정문에서 만난 최씨는 자신의 사무실 의자에 앉자마자 환한 표정의 첫인상은 온데간데없이 진지한 어조로 대뜸 한인 지역사회에 대해 이 같이 일침을 가한다.
연방 노동부 부당 노동차별 감시관과 사우스 패사디나시 시매니저 수석 보좌관을 거쳐 지난 6월 24일 풀러튼 시청에 첫 출근한 그의 직책은 ‘Assistant to the City Manager’. 풀러튼 시청에는 시 부매니저라는 자리가 없기 때문에 그의 권한과 책임은 다른 시의 부 시매니저와 동일하다.
최씨는 시정책과 주·연방정부에서 새로 상정하거나 개정을 추진 중인 모든 법률과의 조율 작업에서부터 시의회와 관련된 모든 업무, 예산 편성, 민원 사항 처리 등 시의 거의 모든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아직 업무파악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한 두 달 정도 더 지나면 정상적인 업무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UC어바인 정치학과를 거쳐 USC 행정학 석사를 취득한 최씨는 내친 김에 지난 2003년 6월 UC어바인 MBA 석사학위까지 따냈다. 아버지 최해일(57·자영업)씨는 최씨가 어릴 때부터 성격이 적극적이고 성취욕이 대단했다고 귀띔한다.
최씨 아버지는 “이민 온 지 몇 개월도 안돼 영어가 서투른데도 학교에서 선생님이 질문을 던질 때마다 열심히 손을 들곤 했다”며 “이립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중요 자리를 꿰차게 된 것은 끊임없는 자기 계발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한다.
언젠가 정치계에 입문해 한인 지역사회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최씨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라며 “항상 그들 곁에서 그들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해줄 수 있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그런 점에서 저에게는 천직인 것 같다”고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이오현 기자> loh@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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