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명문대 진학은 오랫동안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여겨져 왔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은 지금도 유효한가. 최근 발표된 대학 재정자료는 그 질문 앞에서 불편한 숫자들을 늘어놓는다.
최상위권 사립대의 연간 공식 총비용은 8만4000달러를 넘어섰다. 학비는 물론 기숙사비, 식비, 각종 수수료를 합산한 금액이다. USC, 시카고대, 노스웨스턴대 등 일부 명문 사립대는 이미 연간 9만5000 달러를 돌파했다. 4년을 다니면 총 38만 달러 이상, 중간 가격대 주택 한 채 값과 맞먹는 금액이 고스란히 청구된다. 대학 졸업장 하나를 위해 집 한 채를 포기하는 셈이다.
물론 대학 측의 반론도 있다. “공식 학비가 곧 실제 부담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명문대들은 재정보조 규모를 빠르게 늘려왔다. 평균 기관 장학금은 연간 4만2800달러 수준으로 2015년 대비 5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등록금 상승률 37%보다 더 빠른 속도다. 숫자만 보면 대학들이 학비 부담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장학금을 제하고 학생과 가정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순부담액은 2015년 평균 3만2900달러에서 2024년 4만1100달러로 오히려 8000달러 이상 늘었다. 장학금 증가율이 등록금 상승률보다 높다는 사실이 가계 부담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준 금액 자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퍼센트 경쟁에서 이겨도 절대 금액 싸움에서는 지는 구조다. 마치 할인율은 높아졌는데 원래 가격이 더 크게 올라 결국 계산서는 더 두둑해지는 것과 같다.
대학별 격차도 극명하게 갈린다. 공식 학비는 대부분의 최상위권 대학에서 9만2000~9만5000 달러로 대동소이 하지만 실질 부담액은 천차만별이다.
최근 몇몇 대학들의 파격적인 정책 발표는 주목할 만하다. 하버드는 2025년부터 연소득 10만달러 이하 가정 학생들에게 사실상 전액 무료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소득 20만달러 이하 가정에는 학비를 면제한다. MIT 역시 유사한 정책을 도입했고, 프린스턴과 유펜도 중산층 지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뉴스는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 혜택이 닿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입학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인 최상위권 대학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전국 수천 개 대학 가운데 이런 정책을 시행할 기금과 의지를 갖춘 곳은 손에 꼽힌다. 대다수의 선택적 사립대들은 여전히 중산층 가정에 연간 4만~6만 달러의 실부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가장 불편한 진실은 ‘중산층의 함정’이다. 전문가들은 연소득 10만~25만달러 수준의 가정이 현재 대학 시스템에서 가장 큰 압박을 받는 계층이라고 지적한다. 재정보조를 받기에는 소득이 너무 높고, 연간 10만달러에 육박하는 총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현실적 여력이 부족한 이들이다. 저소득층에게는 재정보조 확대가 점진적으로나마 문호를 넓히고 있고, 고소득층에게는 학비가 큰 걸림돌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명문대 신입생 중 저소득층 학생(펠그랜트 수혜자 기준) 비율은 16.5%에서 17.5%로 고작 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장학금을 아무리 늘려도 실제 캠퍼스의 다양성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스티커 쇼크’라 불리는 심리적 장벽의 문제가 있다.
누구도 숫자에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그것이 지금 대학 교육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