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하임 거주 전업주부 새라 조씨
지난 2일 대선 투표소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나의 의식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유권자 등록이라는 걸 처음 해봤고 투표도 해봤다. 이 과정에서 나의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고 투표만이 우리들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사실도 절감했다.
나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다. 시민권도 취득했다. 그러나 투표라는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투표의 필요성은 물론이거니와 어디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려는 시도조차도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시민권이라는 것은 사회보장제도 혜택을 받거나 하는 증명서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는 없었기 때문이다. 선거 때만 되면 날아오는 두꺼운 유권자 등록 안내 책자가 부담스러웠던 이유도 있었지만. 그러다 미국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한국문화 울타리에서 함몰돼 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들었다. 그래서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내친 김에 자원봉사까지 결심한 것이다.
내가 일한 곳은 애나하임이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계속된 자원봉사는 그다지 힘든 건 없었다. 투표하러 온 유권자들의 이름을 명부와 대조하고 새로 도입된 전자투표기 사용법을 모르는 유권자들을 도와주는 일이 전부였다. 4시간의 사전 교육으로 모든 준비가 가능했고 영어도 그렇게 필요가 없었다.
이날 인도인들로 보이는 유권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온 가족이 함께 나와 투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못해 부러웠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도 인도인들이 많이 참석했던 걸로 안다. 이걸 보면서 영국 식민통치를 겪었던 그들이 투표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인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인 이 곳에 한인 유권자를 서너 명밖에 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바쁜 생업 때문이라는 것은 알지만 작은 의지라도 있다면 잠시라도 짬을 내 투표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부재자 투표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투표가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힘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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