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사, 내년 2월 또 한번의 ‘세기의 경매’
매서추세츠주 히야니스포트의 본가를 비롯, 뉴욕, 뉴저지, 마사스 비니어드와 버지니아의 고 존 F. 케네디 대통령 집에서 쓰던 물건들이 다시 경매에 부쳐진다.
존 F. 케네디 집에서 쓰던 물품들 대상
주최측 “매물의 가치 100만달러 추산”
쟁반·유리컵등 식기에서 소파까지 다양
‘파베르제 금·에나멜 사진틀’ 가장 비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이니셜이 새겨진 유품들. 소더비측은 100~150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등나무로 짠 바구니와 쟁반, 빨래통과 티슈통 커버도 매물로 나온다. 75~125달러선.
파베르제 금과 에나멜로 만든 소형 사진틀, 1만5,000~2만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소더비사가 최근 발표한, 내년 2월에 열릴 경매는 9년전, 캐럴라인 케네디와 그의 동생인 존 F. 케네디 주니어가 어머니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유품 일부를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세기의 경매’로 불렸던 그때는 경매장측이 예측했던 액수보다 무려 7배가 많은 3억4,500만달러어치가 팔렸으며, 3만여명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는 통에 소더비는 경매가 열린 본사 마당에 텐트를 치고 1시간동안 입장할 수 있는 750명을 뽑느라 추첨까지 했었다.
새로 치를 경매는 그에 비하면 절반 규모로 1996년의 1,300개 랏의 반도 안되는 600개 랏으로 매물의 가치는 100만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2월 9일부터 전시되고 15일부터 17일까지 경매될 물건을 소개하는 380페이지짜리 캐털로그는 이미 소더비사 로비에서 5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이 캐털로그 구입자중에서 실제 입장하여 물건을 감상할 사람을 추첨한다.
경매에 나올 물건들 중에는 물론 파이버글래스 쟁반이나 1960년대 사진첩 같은 그저 그런 물건들도 있고, 식기나 유리컵등 별로 비싸지 않은 것들도 있다. 접시 19개, 잔 13개, 잔받침 16개등 짝이 맞지 않는 만찬세트가 150~250달러고, 피처, 히야니스포트 클럽 로고가 새겨진 유리잔 4개등은 60~80달러다. 다 온전하지도 않아 도자기, 테이블등 수선한 흔적이 완연한 것도 있지만, 최근 천갈이를 한 소파는 썩 좋은 컨디션인데 300~500달러로 여늬 중고가구점 가격보다 싼 것도 있다. 그래도 경매장 측은 보석등 더 비싼 물건들과 질 좋은 가구들이 나왔던 지난번 경매때와 비슷한 인파와 열기가 이번 경매에도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가치있는 물건은 아마 랏 664의 파베르제 금과 에나멜제 사진틀로 1만5,000~2만달러에 팔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랏 632의 크메르 조상은 4만~6만달러는 갈 것으로 소더비는 추산하지만 경매회사측의 추산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구매자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매는 일반 가정에서 거라지 세일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마련됐다. 케네디가의 유일한 생존자인 캐럴라인 케네디는 이번 경매 캐털로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어머니가 1994년에 돌아가시고 나서 동생과 저는 유물을 처리해야 했는데 한참 생각한 끝에 1996년에 일부를 팔았습니다. 이후 세월이 가고 제 동생도 죽고 나니 제게는 또 다시 혼자 쓰고 즐기기에는 너무 많은 집과 물건들이 남게 되었습니다” 캐털로그에 의하면 수익금중 일부는 존 F. 케네디 도서관 재단및 기타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첫번째 경매 때 대부분의 입찰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 케네디 대통령의 골프 클럽은 예상보다 858배가 높은 77만2,500달러에 팔렸는데 구입자가 가족인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지사라 아마 그 정도로 그쳤을 것이다. 재클린 케네디 여사의 장신구들은 여러 사람이 245만달러에 사 갔다. 역시 예상 가격의 45배에 해당, 줄자 하나가 4만8,875달러나 했다.
새 경매에 나오는 가구들의 대부분은 뉴잉글랜드지방 상류층 라이프스타일에 전형적인 아메리칸 컨트리풍이다. 캐털로그는 하이보이즈, 윈저 체어, 모형배, 위커 배스킷, 루이 뷔통 여행가방, 스포드 식기 세트등이 한때 놓였던 바로 그 방안에서 찍은 사진을 싣고 있는데 간혹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캐털로그나 ‘아키텍추럴 다이제스트’의 한 장면 같은 것들도 눈에 띈다.
캐럴라인 케네디가 백악관에 살 때 기르던 고양이의 사진, 갖고 놀던 인형집, 불자동차, 가족 사진들도 있다. 대통령 취임식 사진,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 재키가 워싱턴 타임스 헤럴드지에서 사진기자로 일할 때 사진 찍는 모습을 찍은 사진등도 있다.
지난번 경매의 전례로 볼 때 이 모든 매물중 최고 인기 품목은 아마 캐털로그가 될 것이다. 전번 경매 캐털로그는 주최자인 소더비사에도 남아 있는 것이 없을 정도기 때문이다. 구매자를 위한 안내서이자 기념품도 되는 캐털로그는 경매에서 팔린 것은 물건이 아니라 추억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줄 것이 틀림없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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