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요즘 한국의 젊은 세대에 반미(反美) 감정이 날로 확산되어 반미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이 보이고 있다. 과연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국이 “반미”를 해야 할만한 위치에 있는 나라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할 기준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한국의 적(敵)인지, 자유민주 우방(友邦)인지, 미국이 국토분단의 원흉이고 우리의 통일을 방해하는 나라인지, 그리고 반대로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을 적극 도와주고 어려움과 적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준 혈맹(血盟)인지, 또 앞으로도 운명을 같이 할 나라인지를 검토해 보면 “반미”를 해야 되는지 아닌지의 답변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거기에다 한국과 미국간의 군사동맹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한미간 경제관계의 오늘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반미감정”이나 “반미운동”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반미감정과 반미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면, 이는 한국 국민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자기의 뿌리를 잘 잊어버리므로 정체성의 위기를 겪게 되는 국민성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한국 사람은 대체로 눈앞의 이해타산에는 밝은 편이지만 먼 과거나 미래에 대해서는 매우 어두운 점이 없지 않다.
앞서 기술한 기준에 의해서 보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여 일본을 패망시킴으로써 한국을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시켜 우리에게 광복을 주었고, 북한의 남침에 의한 6.25 동란에서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정지출을 하면서 한국을 전쟁에서 보호하고 지원한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일 미국의 보호와 지원이 없었더라면 한국은 오래전에 지상(地上)에서 없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두고 좌경성향의 사람들은 이러한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할 수 없으니 다음과 같은 말로 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한국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고, 그들의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를 확대할 목적으로 한 것이니 고마워할 이유가 없으며, 미국은 한국에게 예속과 분단을 초래하도록 한 장본인이니 한민족은 반미투쟁을 통해서 자주와 통일을 쟁취해야 한다”며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니 결코 고마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은망덕(背恩忘德)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이 특히 젊은 세대에 먹혀들어서 반미감정이나 반미운동의 원인이 되었다면 이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배은망덕적인 행위를 예사로 해온 한국 사람들의 도덕성(道德性)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겠으나, 한국사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러한 부류의 사람들이 나라의 주류를 이루며 나라를 이끌어 왔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와중에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좌경성향 사람들의 교묘한 선전과 선동이 6.25 동란과 그 시대를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한 간행물에 수록된 ‘대학생들의 대미인식’을 보면 “반미성향을 가진 소수의 학생들이 활발히 활동을 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무의식중에 끌려가고 있는 상태”라고 했고, 반대로 “미국에 대해 우호적인 학생들이 숫적으로 많으나 이론적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다”라고 하고 있다.
이제는 미국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학생들도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설득할 수 있는 이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국 내의 외교가나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이미지는 역시 부정적이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및 확산, 미사일 개발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고, 최근 타결된 6자회담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핵의 평화적 이용에 한국이 동조하는 것에 대해 미국은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동정적인 공감이나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니 한미관계를 풀어나가는 첫 출발은 먼저 양국간의 신뢰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아닐런지.
2005년 9월
대한민국 광복회 회원 서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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