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5년이 저물어 간다. 크고 작은 일들로 희비가 엇갈렸던 한 해였지만 한인사회에게는 미래를 향한 굴곡이었고 진행형이었다. 희망과 기쁨이 넘치는 새해를 기다리며 함께 웃고 울고, 가슴졸였던 순간들을 통해 지난 시간들을 정리해 봤다.
화합… 갈등… 사기… 나은 미래 향한 여정이길
‘미주 한인의 날’연방차원 확정
12월13일 매년 1월13일을 ‘미주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로 기념하는 미 연방하원 결의안(H.Res.283)이 통과된데 이어, 16일에는 상원법안(S.Res.283)도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로써 2003년 이민 100주년을 전후해 시작된 전국규모 기념사업은 성공리에 1단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민 100년을 넘어선 한인사회는 커다란 자긍심을 갖고 새로운 100년을 개척할 자신감을 얻은 낭보였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출범
LA한인타운을 관장하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가 지난 2월 공식 출범, 지역 주민 특히 한인들의 목소리가 LA시정에 직접 반영되기 시작했다. 주민의회 가동은 한인타운 주민들의 여론을 가감 없이 시정부에 전달, 시행정에 반영돼 한인타운의 새로운 정치구심점으로 떠올랐다.
끊이지 않은 투자사기
2005년은 일년 내내 한인사회에서는 투자와 금융 스캔들로 얼룩졌다. 한인사회 유명 인사들이 연루됐던 ABC투자 스캔들에 이어 다단계판매 스캔들이 연이어 터졌는가 하면 증권투자회사인 ‘유너스사’ 한인 직원들의 투자금 횡령사건 등으로 한인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결국 주정부까지 나서 한인사회를 상대로 ‘투자사기 예방교육 세미나’를 열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으며 고수익만을 바라는 한인들의 투자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LA 한미교육재단 내분
한국 교육인적자원부 파견 기구인 LA 한국교육원과 이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LA 한미교육재단은 기관운영 주도권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한국정부의 관할권 무효를 주장하는 재단 일부 이사진들과 파견 교육관과의 갈등이 ‘소송’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발전하면서, 일부에서는 한국정부 대 LA한인의 대결구도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결국 양측 모두 큰 상처를 입고 백기덕 전이사장의 사퇴로 5개월만에 마무리됐다.
카트리나 복구 한인사회 한마음
미 남동부지방을 강타하며 뉴올리언스를 물 속에 잠기게 만들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해당지역 한인사회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수 천명의 한인들이 수마에 집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을 때 동포애는 빛을 발했다. 4.29폭동을 겪었던 LA는 물론 뉴욕과 멀리 한국에서 보내 온 440여만달러의 따뜻한 정성은 한인사회의 저력과 동포애가 살아 있음을 반증한 계기였고, 이같은 온정은 현지 피해 한인들이 복구의 의지를 불태우는 큰 힘이 됐다.
한인 매춘·밀입국조직 대대적 수사
6월30일 연방 및 지역 사법당국은 하루동안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초강도 기습작전을 벌여 한인 192명을 매춘과 밀입국,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번 단속은 1,000명이 넘는 요원이 100여개 장소를 동시에 덮친 사상최대 규모의 매춘 및 인신매매 관련자 검거작전이었다는 점과 체포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한인이라는 점에서 한인사회는 이미지 실추를 감수해야 했다. 또 이를 계기로 일부 유흥업소가 연결된 범죄행위에 대한 자정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코리아타운 연쇄 성폭행범 검거
2004년 8월 30대 한인여성을 성폭행한 것을 시작으로 약 1년간 주로 타운내 아파트를 무대로 한인 등 13명의 아시안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강탈, 한인여성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코리아타운 연쇄 성폭행범’이 지난 8월2일 마침내 붙잡혔다. 한인경관이 포함된 전담수사반까지 조직하며 용의자 검거에 나선 LAPD는 주요 지역 잠복근무와 과학적 수사기법을 동원하며 치밀한 수사를 벌인 끝에 이같은 개가를 올렸다.
비아라이고사 시대 개막
5월17일 열린 LA시장 결선선거에서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후보가 재선고지에 도전했던 현역 시장 제임스 한을 누르고 선출됐다. LA시 정치무대에서 라틴계가 시장에 당선된 것은 130여년만에 처음이었다. 또 전체 유권자의 25∼30% 정도를 차지하는 라틴계 유권자의 투표율이 평균 투표율 25%선을 훨씬 초과하는 70%를 기록,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당선 이후 모리스 서 부시장 등 한인들을 중용하며 유대를 강화했다.
갈수록 높아가는 반이민 장벽
9.11이후 높아가던 반이민 정서는 올해 최고조에 달했다. 서류미비자에게 운전면허증 발급을 금지시킨 사상 초유의 ‘리얼ID’법이 발효됐는가 하면 불법이민을 형사처벌하고 고용신분 확인하는 법이 통과되는 등 불법이민자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또 취업이민이 일시 동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취업비자 쿼타는 조기 소진돼 비자 동결사태가 계속되는 등 2005년 한해는 이민문호가 갈수록 좁아졌고, 그만큼 관련 한인들의 가슴은 더욱 답답하기만 했던 한 해였다.
LA시, 한국정부 신분증 공식 승인
LA시가 한국정부의 ‘영사관 ID’ 발급을 지난 11월 최종 승인했다. 이 결정으로 신분증이 없어 은행구좌도 열 수 없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었던 한인 서류미비 이민자들의 오랜 숙원이 해결되게 됐다. LA총영사관은 내년 상반기부터 서류미비 이민자를 포함해 모든 한국 국적자에게 ‘영사관 신분증’을 발급한다. 한국은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LA시에서 ‘영사관 신분증’을 발급하는 3번째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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