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애나하임의 에인절스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라운드 한국-멕시코 전에 응원 나온 한인들이 1회 말 이승엽 선수가 휘두른 방망이에 맞은 공이 담을 넘어가자 열광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이승엽 한방’목 터져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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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C) 2차전 첫 경기인 한국과 멕시코전이 열린 13일. 40도의 차가운 기온도 애나하임 구장을 찾은 한인들의 응원열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3루 매표소 앞에서 태극기와 응원용 막대(일명 딱딱이)를 흔들며 분위기를 돋운 한인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코리아를 외치며 한국 대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오렌지카운티 한인단체가 함께 마련한 3루 상단 응원석에는 1,000여명의 한인이 모여 대형 태극기와 꽹과리, 북을 앞세우고 매운맛 나는 응원을 펼쳤다. 안영대 OC한인회장은 “경기 일정에 혼선이 있었는데도 샌디에고 지역 대학생회를 포함해 많은 한인이 경기장을 찾았다”며 “수요일 열리는 일본과의 경기까지 계속 성원을 보내자”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후원한 한국팀 티셔츠와 모자를 맞춰 입고 응원전을 이끈 남가주 한인 총대학생회 하유미 부회장은 “시험기간이라 많이 오지 못했지만, 모두 한국이 4강에 진출하기를 성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 단체들은 화합 차원에서 태극기 뿐 아니라 멕시코 국기도 함께 준비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한인들이 자국 국기를 나눠주자 멕시칸 팬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했지만, 설명을 들은 뒤에는 양국 국기를 흔들며 ‘꼬레아 아미고’를 연호 했다.
하얀 태극기와 녹색의 ‘엘 뜨레’(멕시코 국기의 애칭)가 물결친 이날 경기장의 모습은 마치 지난달 두 나라의 축구 친선경기가 열린 콜로세움을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숫자를 앞세운 멕시칸 팬들은 ‘메히코’를 연호하며 모국의 승리를 외쳤고, 한인들은 ‘코리아’를 외치며 이에 응수했다.
주말 이어서인지 유난히 가족단위의 관중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장인이 표를 예약 해 3대 세 가족이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피터 장씨는 “지난번 축구경기도 응원 갔었다”며 “승패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라고 말했다. 장씨 옆자리에는 이제 막 100일이 지난 조카 조병길군이 엄마 품에서 응원단의 함성과 상관없이 단잠을 즐겼다.
이날 4만여 관중이 운집한 애나하임 에인절스 구장은 세련된 경기운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경기장 안내방송을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3개국어로 내 보내 영어가 서툰 관객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인들은 한인 아나운서가 박찬호와 최희섭 등 메이저리거를 소개할 때 큰 환호를 보냈고, 멕시칸 관중들도 스페인어로 멕시코 선수들이 소개될 때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모국에 대한 사랑도 뜨거웠지만, 경기 시작 전 한국·멕시코·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는 미국 국가를 가장 크게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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