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 없어 준공 후 2년째 문닫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거액을 들여 호화롭게 지은 교도소가 정작 운영비가 없어 2년째 문을 열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강력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지난 2001년부터 2년간 5천900만달러(약 575억6천만원)를 들여 시내 북쪽 교외에 와파토교도소를 건설했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멀트노마 카운티 측이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지금껏 단 1명의 죄수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늘어나는 범죄속에 피의자들을 체포해도 마땅한 수형 시설이 부족함에 따라 최근 5년간 형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석방시켜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멀트노마 카운티의 경우 지난 한해동안 역대 최대인 5천명의 피의자들을 풀어줬는데 이들중 상당수는 마약에 중독돼 있거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석방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교정시설 가운데 하나로 꼽힐만한 이 교도소는 잔디밭에 현대 미술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핑크빛 벽토와 대형 유리로 치장한 본관 건물은 대 저택처럼 보인다.
또 내부는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가운데 아치 모양의 천장에다 확트인 복도는 풍수지리의 기본에 충실하게 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등 훌륭한 외관을 갖췄지만 이제는 계속되고 있는 오리건주 재정난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등은 주정부 무능력의 표본이라고 성토하면서 증세를 추진하는 주정부에 맞서 `와파토를 기억하자’고 외치고 있다.
또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도 와파토 문제는 지방정부가 경제적인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오리건주의 고질적인 세금 체계에 기인한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테드 쿨롱고스키 오리건 주지사는 학교 프로그램 시행을 위한 담배세 인상을 추진중이고 톰 포터 포틀랜드 시장은 기한이 만료되는 멀트노마 카운티 세금을 대체할 임시 소득세 징수를 추진중이다.
지난 2004년 여름 준공식때 참석했다는 멀티노마 카운티 셰리프국의 버니 귀스토 셰리프는 성대한 테이프커팅 행사를 열고 나서는 문을 닫아버렸다며 왜 이렇게 훌륭한 시설을 지어놓고 놀리느냐는 질문에 `얼마나 멍청한 짓이냐’고 대답하는 것도 이제는 지쳤다고 한탄했다.
isjang@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is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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