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빌리 그래함 목사의 ‘삶과 신앙’ 인터뷰
빌리 그래함 목사는 수많은 사람들을 크리스천으로 만든 선교사다. 나라와 인종을 불문하고 그의 설교에 이끌려 크리스천이 된 사람이 부지기수다. 교회에서, 강단에서, 대형 운동장에서 열변을 토하면 무신론자, 타 종교인 할 것 없이 깊은 감동을 받는다. 독특한 카리스마로 청중을 사로잡던 그도 이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나이가 됐다.
올해 87세인 그래함 목사가 자신의 삶과 목회, 그리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담담히 자신의 소견을 들려준다. 그래함 목사는 최근 조용히 지냈었다. 과거와 같은 다이내믹한 선교자의 길을 유지하기엔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된 것이다. 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쑥밭이 된 뉴올리언즈를 잊지 않았다.
그래함 목사가 자연재해의 현장을 방문했다. 제일침례교회에서 성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교를 했다.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파한 것이다. 그래함 목사는 최근 집필에 몰두했었다. 드디어 새 책을 냈다. 나이로 볼 때 그의 마지막 저작이 될지도 모를 이 책은 ‘The Journey: How to Live by Faith in an Uncertain World’이다. 삶의 막바지에 이른 그래함 목사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대화를 나눴다.
“뉴올리언즈 재해에도 알 수 없는 ‘신의 목적’담겨
도처에 말세의 징후들… 더 끔찍한 일들 일어날 것
모든 것은 ‘마음’에 있는데, 탐욕·광기·오만 여전
정치적 이슈 염려하느라 기도 소홀한 것 후회”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즈 수해현장에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내가 살아오면서 목격한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커다란 재앙이다. 나는 지구촌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재해를 보았지만 이런 것은 처음이다. 수 마일에 걸쳐 집 한 채 남아 있지 않았다. 도대체 카트리나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나는 완전히 압도당했다. 너무 충격이 큰 탓인지 아내와도 한동안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사랑의 신’이 어떻게 이들에게 이처럼 가혹한 일이 발생하도록 했는지 묻는 사람들에게 무어라 해야 할지?
▲성경에 나오는 욥이 떠올랐다. 그는 아들 7명, 딸 3명을 잃었다. 소, 양 등 가축도 잃었다. 아니 가족 재산 등 모든 것을 잃었다. 욥으로서는 “왜 내가 이러한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욥은 즉각적으로 그 답변을 구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했다.
신이 욥을 다시 일으켜 세우셨다. 그러나 욥이 겪은 고통과 상실은 신 때문이 아니다. 이는 악마의 소행이었다. 나는 뉴욜리언즈에서 이러한 말을 하지 않았다. 사탄이나 악마에 대해 말할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한 나는 모른다. 뉴올리언즈의 수해가 악마의 짓인지 모른다. 악마가 개입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신이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셨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분명히 목적이 있다. 상당기간 우리는 그 목적을 알 수 없다.
-우주를 창조하고 관리하며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 악마의 존재를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 세상에서 악마가 현현하고 있어 신에게 저항하고 있다고 믿으시는지?
▲성경은 악마의 존재를 명시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사탄이다. 사탄은 파괴자라는 뜻이다. 사탄은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갈라서도록 만든다. 하나님을 욕되게 하도록 유혹한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의 십자가가 악마를 눌렀다고 들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예수는 그저 우리의 죄를 대신해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악마의 파워와 악마의 온갖 못된 작업을 파괴하기 위해 그렇게 하신 것이다.
하지만 아직 파괴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예수께서 예언했듯이 우리는 아주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큰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 예수의 재림이 도래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믿고 기대하는 것이다.
나는 1차 세계대전 말에 태어났다. 그리고 2차 대전을 경험했다. 1차 대전보다 더 끔찍했다. 하나가 지나가면 다른 것이 온다. 인간이 서로 죽이며 싸우고, 자연재해가 반복되고, 공산주의, 나치즘 등등. 이러한 일들이 나의 짧은 생애에 일어났다.
나는 인간의 마음이 착해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모든 것은 인간의 마음에 있다. 욕망, 탐욕, 광기, 자만, 자존심.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크고 작은 전쟁을 일으킨다. 그러나 전쟁은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심지어 가족 간에도 일어난다.
-목사님의 세계관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성경에 있는지?
▲물론이다. 다른 방도는 없다. 성경은 반가운 소식을 담고 있다. 개인의 죄가 용서된다. 예수의 재림과 함께 한 국가, 그리고 국가 간 평화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
-그 때가 언제쯤일지?
▲모른다. 특정한 날짜를 따지려 하지 말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날을 명시하시는 않았지만 징후들에 대해 설명하셨다.
지금 세상을 보면 그러한 징후들이 거의 대부분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요즘 건강은 어떠신지?
▲매우 좋다. 그러나 내 나이에 맞는 이런 저런 문제는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다리가 부러지고 엉덩이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아직 완치가 되지 않아 보행기를 사용한다. 넘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만일, 젊은 목회자가 목사님께 정치적인 이슈와 순수한 목회에 각각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할애할지에 대해 묻는다면?
▲나의 삶은 두 가지가 혼재된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세상, 정치과정을 염려했다. 그만큼 기도와 성경공부, 그리고 순수한 목회에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나는 선교사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파하다보니 세상의 정치적인 일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젊은 목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성경공부와 기도에 중점을 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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