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김병수 특파원 = 미국은 23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 녹음 테이프가 3개월여 만에 다시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되자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표시로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사퇴론이 다시 전면에 부상하는 등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잘메이 할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 대사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빈 라덴은 이번 테이프 공개를 통해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면서 빈 라덴의 경고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빈 라덴은 자신이 전 세계의 민감한 현안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길 원하는 것 같다면서 빈 라덴의 말을 신중히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빈 라덴은 지난 1월19일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로 발표한 메시지를 통해 서방의 하마스 정부 원조중단 조치와 관련,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슬람에 대한 시오니스트(유대인)의 십자군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빈 라덴은 수단 사태와 관련, 십자군의 약탈에 대비한 또다른 장기전을 준비할 것을 이슬람 전사들에게 촉구하고, 이슬람을 모독하는 마호메트 만평을 그린 사람을 자신에게 넘겨 응징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미 하원 정보위 간사인 제인 하먼 의원도 폭스뉴스에 출연, 이번 테이프는 9.11 테러사건 발발 4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빈 라덴을 추적중이며, 역사상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그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라크에 섣불리 개입, 미군과 막대한 여러 자원들을 수렁에 빠지게 함으로써 빈 라덴 체포에 전념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더욱이 우리를 공격하려는 적들이 아주 나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데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과 맞섰던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도 ABC방송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빈 라덴 체포에 실패했다며 그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케리 의원은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 공개는 부시 행정부가 그를 체포하는 데 실패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것은 럼즈펠드가 사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케리 의원은 특히 지난 2001년 말 아프가니스탄 토라 보라 전투에서 빈 라덴을 놓친 것을 상기시키며 토라보라를 포위하기에 불충분한 병력과, 미군이 작전을 수행하기에 불충분한 노력을 갖고 뛰어든 아프간 전쟁계획은 전체 테러와의 전쟁 노력 가운데 가장 큰 재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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