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검사기 15-25달러, 판매 웹사이트 200여개
소변검사로 몇분 만에 판별… 프라이버시 보호 장점
고교 세미나에 학부모 관심 커, 정부에 재정지원 요청도
“부모와 자녀 불신 조장” 우려 속 “마약 방지가 더 중요” 중론
마이크 피터슨의 틴에이저 아들이 마약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끔찍한 사실을 피터슨이 알게 된 것은 아들이 마약에 손을 대고 3년이 지난 뒤였다. 아들은 모범생이었다. 학점도 A, B를 줄곧 받았다. 수퍼맨을 좋아해 장신구와 각종 소품을 수집할 정도로 천진난만했다. 그러나 마약에 손을 댄 뒤부터 아들의 학교생활은 정상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화를 잘 내고 건전한 친교를 하지 못했다.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아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됐다. 분위기를 이상하게 여긴 피터슨이 “왜 그러냐?”고 캐물으면 아들은 “아무 일 없다”고 잘라 말하곤 했다. 혹시 마약 얘기가 나오기라도 하면 민감하게 손사래를 쳤다.
피터슨은 아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몬태나 주 세인트클레어에 있는 자택에서 피터슨은 고민하다가 인터넷을 두드렸다. 부모들이 집에서 자녀들의 마약 사용 여부를 테스트할 수 있는 검사기를 파는 웹사이트를 발견했다.
피터슨은 이 검사기를 주문했다. 아들에게 “테스트를 보기 전에는 집에서 한발 짝도 나갈 수 없으니 알아서 해라” 하며 엄중 경고했다. 소변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들은 하는 수 없이 소변을 받아 아버지에게 건넸다. 피터슨은 소변 샘플로 검사를 했다. 결과가 나왔다. 피터슨은 눈앞이 캄캄했다. 양성반응이 나온 것이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코케인, 마리화나, 그리고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각성제 암페타민을 아들이 사용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나왔으니 피터슨의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아버지 피터슨은 “아들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더 늦기 전에 발견하게 된 것을 감사한다”고 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마약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주 자녀의 옷을 뒤진다. 그러나 이제는 검사기 덕에 작은 컵을 주면서 소변을 받아오라고 하기만 하면 된다. 가정 마약검사기는 간편하고 싸며,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틴에이저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매우 요긴한 검사기가 아닐 수 없다.
검사기는 개당 15-25달러 수준. 부모들을 겨냥한 웹사이트가 지난 10년간 계속 늘어 이제 200여개에 달한다. 특히 소변검사기는 몇 분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인기 면에서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지난 2년간 연방 마약통제정책실이 중·고교에서의 무작위 마약검사를 지지했는데 학교 측은 사생활 및 인권 침해 소송을 우려해 학생들에게 소변검사를 위한 컵을 나눠주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검사기의 가치를 높이는 상황이다. 미주리, 텍사스, 위스콘신 주의 학교에서는 부모들에게 웹사이트를 알려주면서 마약검사기를 구입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미주리의 한 교육구는 마약검사기 웹사이트(testmyteen.com) 운영자를 초청해 고교생 학부모 세미나를 개최했다. 100명 정도를 예상했으나 세미나에 700여명이 모였다. 학부모의 열기는 대단했다. 교육구는 이 프로그램을 8학년에게까지 확대하기 위해 10만달러의 연방기금 지원을 신청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가정 마약검사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또 검사기 판매 웹사이트가 부모들에게 검사기 사용법과 정확한 판독법을 반드시 일러주는 것도 아니다. 아울러 가정 검사기 사용은 부모와 자녀의 간격을 더 넓힐 수 있다고 지적됐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한결 더 쉬쉬할 것이고 부모는 마약에 빠진 자녀를 새 삶으로 인도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검사기 판매자들은 가정에서의 검사는 마약 문제를 다루는 첫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약에 전혀 손을 대지 않은 청소년들이 이 검사기로 인해 마약에 대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언급했다. 검사기가 일종의 방어벽이 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교회 성가대에서 열심히 성가를 부른다”고들 하지만 위트니 휴스턴도, 피터슨의 아들도 성가대원이었다.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금 피터슨의 아들은 16세. 마약에서 탈출한 지 9개월이 지났다.
그래도 피터슨은 마음을 놓지 않는다. 새벽 3시에도 필요하다면 소변검사를 한다. 아들은 “아버지가 때로는 나를 믿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들은 바로 이러한 방법이 마약으로부터 완전히 깨끗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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