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브랜든의 새 ‘코울스’ 매장 내부.
‘코울스’ 백화점이 달라지고 있다. 샤핑 몰 안에 있지도 않고, 화려한 치장도 하지 않으며, 정가대로 파는 일도 없는 소매방식으로 의류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했던 지난 5년 사이에 매출을 2배로 늘린 130억달러를 기록하며 의류업계에 말없이 돌풍을 일으킨 회사가 최근 조용히 새로 단장한 새 얼굴을 내보였다. 플로리다주의 탬파 인근 브랜든을 비롯, 전국의 수십개 도시에 새로 개장한 65개 매장은 이전 것들과 확연히 틀리다. 거리에서 보이는 외관만 해도 유리창도 없이 베이지나 브라운색 벽으로 둘러싸인 성채 같은 기존의 모습과 달리 3색 스터코 벽에 16피트 길이의 유리문을 달고 쇼 윈도 안에는 마네킹들이 거리 쪽을 보고 서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음악이 흘러 샤핑 분위기를 잡아 준다. 매장 내부의 옷들도 스타일별로 질서정연하게 그룹 지어 정돈돼 있고 마네킨들이 입은 옷들도 ‘데이지 푸엔테스’부터 클래식한 ‘폴로 랄프 로렌’의 ‘챕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형 사진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걸려 있다.
<플로리다주 브랜든에 새로 문 연 ‘코울스’ 매장.>
장사 잘되지만 “매장은 매력없다” 평가에
산뜻한 외벽·널찍한 유리문·마네킨…
음악 흐르고 가죽소파 드레싱 룸까지
품목들도 유행 맞춰… 고객반응에 관심
널찍한 드레싱 룸에는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가죽 소파가 놓였고 추상화가 걸려 있다. 캐시 레지스터도 고객이 보다 더 친밀한 경험을 하도록 다시 디자인됐다. 가지각색 쿠션이 놓인
식탁 의자들을 높직이 매달아 놓았는가 하면 화장실 안에는 난과 대나무 가지를 꽂은 유리병이 놓여 있다.
‘코울스’가 이렇게 변신한 것은 한가지 이유다. 장사는 잘 되는데 고객들은 매장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J.C. 페니’와의 중산층 의류 구매 고객 쟁탈전에 골몰하던 간부들이 맨해턴 핍스 애비뉴의 부티크부터 달라스 몰의 체인 스토어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수십 개 소매점을 일일이 방문하며 해결책을 모색한 결과가 바로 이번에 새로 개장한 매장들이다. 전에 없던 널찍한 쇼 윈도로 장식한 새 매장들이 클래식한 옷을 좋아하는 기존 고객 이외에 ‘페더레이티드’와 ‘메이’ ‘시어즈’와 ‘K마트’등 백화점 합병으로 어리둥절한 고객들을 끌어들이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매장 외부의 변화만큼 내부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걸려 있는 옷들도 무척 현대화했다. 매장을 좀 더 친밀감 있게 꾸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일러 준 포커스 그룹이 최신 유행 옷들을 충분히 찾을 수 없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눈송이가 그려진 터틀넥 스웨터나 체크무늬 셔츠를 구입하는 주부 같은 기존 고객을 위주로 했던 매장에 ‘코울스’에만 독점 공급하는 브랜드인 ‘데이지 푸엔테스’의 하얀 모피 조끼 같은 상품들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놀라운 소식은 ‘색스’나 ‘블루밍데일’ 같은 곳과 더 어울리는 이름인 디자이너 베라 왕이 디자인한 옷, 핸드백, 구두와 가정용품들이 2007년 가을부터 ‘코울스’ 매장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기존 고객들보다 가처분 소득이 더 많고 보다 패션에 민감한 상품을 찾는 독신 여성들을 위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코울스의 이같은 변신은 주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 회사의 재정상태는 소매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2000년에 62억달러였던 총수입은 지난해에 134억달러로 늘었고 같은 기간 동안 이익도 3억7200만달러에서 8억4200만달러로 증가했다. 최근 발표된 전국의 9월 소매 매출만 봐도 ‘코울스’는 16% 증가로 1자리수인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코울스’사 간부들은 최근 몇 년간 일련의 합병과 통합을 거듭해온 경쟁회사들에 자극 받았다고 말한다. 특히 시카고의 ‘마샬 필즈’와 보스턴의 ‘파일린스’ 같은 ‘메이’ 소속 백화점들이 모두 ‘메이시즈’로 이름이 바뀌게 됨에 따라 ‘코울스’는 ‘메이’ 백화점 한 매장에서만 연간 4,000만달러를 쓰는 중산층 소비자들을 끌어 올 좋은 기회를 만났다는 것이다. ‘코울스’는 아울러 단일 매장 매출이 감소한 ‘갭’ 같은 샤핑몰 내 전문점들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
소매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자체 의류 브랜드를 개발해 온 ‘J.C. 페니’와는 달리 ‘코울스’는 전국 브랜드의 독점에 초점을 맞춰왔다. ‘코울스’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라이벌 옷가게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에 817개 매장을 갖고 있는 코울스는 최근 ‘리즈 클레이본’과 인기 청소년 의류 브랜드 ‘럭키’보다 조금 싼 버전인 ‘스탬프 10’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푸드 네트웍’과는 조리도구들을 디자인하기로 했다. 올 연말께면 7년 전만 해도 하나도 없던 전국 브랜드 독점 공급이 체인 전체 매출 중 8%를 차지할 것이며 2007년에는 10%로 늘 것으로 간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코울스의 CEO 로렌스 몽고메리는 “이제까지 솔직히 말해 상당히 남성적이었던 매장들을 좀더 여성적으로 꾸몄다”고 말하지만 보다 현대적이고 여성적인 샤핑 체험이 30, 40, 50% 할인에 더 끌리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