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분위기 쇄신” 고육책
중앙은행이 17일 전격적으로 김선홍 현 행장의 임기전 사임 및 차기 행장 선임 절차 착수를 발표함에 따라 한인 은행권에 또다시 임기전 행장 교체의 회오리가 불게 됐다. 한인 은행권에서 급작스런 최고경영자 교체 상황이 발생한 것은 올초 새한은행 행장 전격 교체와 나라은행 양 호 행장 전격 사임에 이어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성장세 정체·BSA관련 제재 지속
자산규모 추락 등 지도력한계 파악
이사회내 이견땐 차기행장 지연 가능성
■배경
지난 98년 중앙은행에 부임, 9년째 행장직을 맡아온 김선홍 행장의 임기 추가 연장이 어렵다는 것은 은행가에서 이미 널리 예견된 바였다.
그러나 중앙은행 이사회가 급작스레 임기 만료전 행장 교체의 카드를 빼어든 것은 최근 은행의 성장세 정체와 BSA 관련 제재 지속 등에 따른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최근 감사 결과 BSA 관련 제재(MOU) 해금에 또다시 실패했고 은행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자산 규모가 한인 은행권 3위에서 4위로 밀려나는 등 현 경영진의 지도력이 한계에 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김 행장에 대한 사퇴 압력이 가중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처럼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동요 등을 막기 위해 하루 빨리 ‘새로운 리더십’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절차
중앙은행은 차기 행장 선임위원회를 구성하고 헤드헌터에 후보자 물색을 의뢰하는 등 발빠른 후임 선임 절차를 통해 2~3개월내에 차기 행장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과정이 은행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김 행장의 퇴임 시기는 연말 또는 내년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기 행장 선임에 대한 이사회내 이견 등이 나타날 경우 나라은행처럼 행장 선임 절차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김선홍 행장은 향후 거취에 대해 “지금 전혀 결정된 바 없으며 후임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행장직을 충실히 수행하며 이사회에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은
중앙은행 차기 행장 후보로 누가 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나 은행가에서는 현재 타 은행 행장 후보군으로 거명되어 온 전직 한인 행장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은행 내부 발탁 가능성도 점치고 있어 현 중앙은행의 부행장급 이상 간부들 중 자천타천으로 차기 행장 후보 명단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석 이사장은 17일 차기 행장의 요건을 ‘리더십과 인화력, 대 감독국 관계 능력과 더불어 한인 커뮤니티를 잘 아는 인물’로 규정하고 “외부 인사든 내부 인사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공정하게 선임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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