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임원·이사
검증론 대두
백승준(미국명 테디 백·39)씨의 주거침입 성폭행 사건(본보 7일자 2면 참조)은 여러 모로 한인사회 적지 않은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또한 한인회와 상공회의소 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는데다 보수적인 SD 한인사회에서 이런 유의 사건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김규찬 상의회장은 본보에 보도된 ‘백씨의 현직 상의 이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백씨가 지난 4월3일 임시 이사회 이후 불참, 정관에 의해 3회 이상 공식 회의에 불참해 올 9월29일부로 자동 제명됐다.
따라서 징계사유에 해당되는 행동을 하였으므로 별도 이사회를 소집, 제명처분 등의 조치를 취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29일 백씨의 상의 송년모임 참석에 대해, 김 회장은 “행사장 바로 앞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식사하러 오라고 권유하여 참석하게 됐다”면서 “본 회의에서 도울 수 없는 범법 사실에 대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26대 임영상 한인회장 시절 이사로 활동했다. 당시 함께 일했던 한 부회장은 “백씨가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오지 않고 부정적인 경향이 강해서 한때 제명처분을 고려했었다”고 말했다.
백씨의 범법 사실과 그가 소속된 단체와 연관 짓는 문제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상의 이사장인 이강찬 차기 회장 등 몇몇 상의 간부들은 백씨를 상의와 관련지어 본보가 보도한 것은 ‘옳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한 단체의 이사는 엄연한 공인이므로 그 단체가 어느 정도의 책임을 통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 상의회장은 이에 대해 “임원, 이사 선정에 좀 더 검증을 거칠 필요성을 느끼나 그 방법론에 대해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한인 단체들의 임원·이사 구성은 커뮤니티의 한정된 인적 자원과 단체의 경제적인 필요 때문에 교과서적인 정석을 따를 수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특히 일부 임원·이사들은 그런 이유로 여러 단체에 소속돼 바쁜 활동을 하고 있다. 커뮤니티를 위해 이런 희생적인 인사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특히 단체의 경제적인 면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 단체의 목적에 ‘하트’가 없는 인사를 영입, 정원 채우기에 급급한 면도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잦은 결석자에 대한 제명처분도 쉽지 않다. 한 예를 보면 단체장을 지낸 모 인사는 잦은 출장으로 통보도 없이 공식 모임에 거의 나오지 않지만 여전히 회원으로 남아있다. 상의에서 백씨가 현 이사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그와 같은 처지의 각 단체들의 이사, 임원 수가 적지 않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김 상의회장이 제기한 ‘이사 임원의 검증론’은 다소 추상적이지만 이번 기회에 각 단체들이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이 강간 용의자로 지목한 백씨를 개인의 문제로 간단히 넘어가기에는 너무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문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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