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알의 썩는 밀알’정신
한인사회 롤 모델 절실
조셉 순규 박 목사는 연세대 정법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트루먼 칼리지 & 비즈니스 법대에서 공부를 했다. 그 후 유나이티드, 트리니티, 코헨 신학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목사로서 커뮤니티 영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성경공부를 이끌어오고 있다. 커뮤니티 리더의 업그레이드 대한 박 목사의 견해를 들어본다.
얼마 전 나스낙 증권시장 광고에 미국 대기업 회장들이 나와서 지도자의 자질은 ‘비전’(vision)과 ‘패션’(passion)이라고 강조했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는 것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지만 실제로 그런 지도자가 되는 것은 수월하지 않다. 내적, 인격적 뒷받침과 함께 외적 환경조성이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통해 많은 지도자들이 자신이 제시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사람들을 실망시킨 사례는 적지 않다. 물론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지도자의 실수는 알게 모르게 좋지 않은 전례와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며 살아가는 결속된 작은 이민사회에서는 그 여파가 크고 오래 간다.
소수민족 역사에서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롤 모델’의 결여라고 한다. 흑인사회가 이 때문에 오랫동안 방황했다. 흑인사회의 제시 잭슨 목사와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제니퍼 로페즈가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 하나의 본보기다.
우리 한인사회에서도 모범적인 롤 모델이라고 인정하고 싶은 리더가 얼마나 될까.
약 20년 전 한국 정계로 화려하게 진출한 뉴욕의 최연소 한인회장의 사례가 새삼 떠오른다. 당시 그의 한국행보다는 미주 한인들의 살아있는 롤 모델이 되는 것을 원했다. 왜냐하면 그는 미국과 한인을 이해하는 존경 받는 인사로 평가받고 있었고, 성공적인 이민의 삶을 먼저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주하원에 출마해서 실패를 하는 것이 더 보람 있는 일이라고 그에게 권했다. 2세들에게 선거사무실과 미국 정치의 노하우를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권유를 뿌리치고 한국으로 금의환향하고, 얼마간 정치계의 거물로 이름을 날리다가 정세의 변화로 몰락했다.
반복적인 지도자들의 ‘불성실’ 때문에 2세들은 1세들에 대해 배반감과 불신을 느끼고 있다. 이것은 학생운동 35년의 경험에서 나온 나의 결론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자신을 지도자라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는 자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1세와 2세를 잇는 의미 있는 삶의 유산을 넘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성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역사 가운데 변하지 않는 열매를 맺는 것이다. 누구든지 내가 지도자라고 생각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왜 무엇을 위해 지도자가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어떻게 어떤 지도자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 중에 한 사람이라도 먼저 올바른 롤 모델이 되어 2세들이 얼른 기억할 수 있고, 또 구체적인 남김이 있는 삶을 살도록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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