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쉬프트
골프는 나의 친구
사람들은 자신들의 패러다임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 보고 이해한다. 패러다임이란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처음 도입한 개념으로 특정 연구자집단이 신뢰하는 과학적 내용과 방법을 말한다. 이것은 우리들이 세상을 보는 프리즘과 같은 것이다. 골프를 보는 관점도 이와 비슷하다. 많은 골퍼들이 샷의 모든 변수들을 컨트롤해 늘 최상의 샷을 날리겠다는 정복자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다. 골프를 정복하려고 연습장과 필드에서 비지땀을 흘리곤 한다. 물론 열심히 훈련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나 골프에 대한 잘 못된 인식을 기초로 한다면 큰 발전은 물론 즐거움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골프게임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좋은 친구같은 존재다. 골프를 더 알려고 하는 것도 우리의 삶을 더 풍성케 하고 싶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가 계획한 대로 라운드가 진행되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골프를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친구로 만들라.
시장은 나의 친구
투자와 재정세계에도 두 개의 상반되는 패러다임이 존재한다. 한 그룹은 경제와 시장을 통제하고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정복자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시장보다 똑똑하며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경제와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최고의 펀드나 주식을 골라 가장 이상적인 시간에 사고 팔아 항상 멋진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기본적인 리서치와 기술적인 분석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장기적 투자보다는 발빠르게 사고 파는 타이밍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반면 다른 그룹은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매 순간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을 미리 선택한다는 것은 우연에 불과하다는 생각한다. 이들에게 경제와 시장은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친구와 같은 것이다. 시장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정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제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우리의 삶도 더욱 풍요로워 지는 것이다. 전자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높은 수익률에 촛점을 맞추는 반면 후자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과 방법에 중점을 둔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었는가? 필자도 재정세계에 발을 들였을 때는 화려해 보이는 정복자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은 많은 훈련과 경험을 통해 친구 패러다임을 갖게 해주었다. 사실 투자수익률의 95%는 자산분배 (Asset Allocation)에 달려있으며 마켓 타이밍은 겨우 2%에 불과하다. 재정적 성공을 원한다면 친구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jaesp@hanmi.com (213)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
필자 변재성씨는 오하이오주립대(OSU) 국제정치학 석사, 뉴욕 주립대(SUNY)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투자가이면서 미니투어에서 직접 뛴 경력이 있는 프로골퍼로 현재 미프로골퍼협회(PGA)와 미골프지도자협회(USGTF) 티칭프로이기도 합니다. 지난 8년간 미 재정회사에서 재정전문가로 활동해왔으며 지난 1월부터 한미은행 자산관리부의 투자자문 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와 투자, 두 세계를 두루 잘 아는 변재성씨의 칼럼을 매주 토요일자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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