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 고급화·품질개선 괄목
메이저 업체로 겁내는 라이벌로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더불어 한국 자동차 산업을 세계 자동차
업계 정상의 반열로 올려놓으면서 한국의 국가발전을 주도해온
핵심 기업이다. 대우와 쌍용, 삼성 자동차까지 모두 외국 기업에 넘어간 상태에서 기아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치열한 외국 자동차사와의
경쟁을 뚫고 세계 시장에서 자랑스럽게 성장하고 있다.
<6,000만달러가 투입된 4,300에이커 면적의 캘리포니아시티 주행시험장>
미 판매 10여년만에 누계 200만개
조지아공장 완공땐 성장 박차
▲미국 대규모 투자 통해 미국 시장 확대
일제의 암흑기가 가시지 않았던 지난 1944년 경성정공(주)으로 창업하면서 올해로 창립 63주년을 맞은 기아자동차는 2010년까지 글로벌 상위 10대 자동차 메이커, 장기적으로는 상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2년 10월 미국 판매법인 ‘기아 모터스 아메리카’(KMAG, 법인장 이봉구)를 설립하면서 미국에 진출한 기아자동차는 올해 미국 진출 15주년을 맞으면서 바야흐로 제2의 도약을 위해 힘차게 비상중이다.
KMA의 숙원사업인 미국 현지 생산도 지난해 10월 조지아주에 생산공장이 착공되면서 현실화됐다. 1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거금이 투자된 이 공장이 완공돼 2009년 4분기부터 생산에 들어가면 일차적으로는 20만대를 시작으로 연 30만대의 생산규모를 갖게 된다. 270만평의 방대한 부지위에 79만평 규모이며 특히 현대차 미국공장이 있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와는 북동쪽으로 134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현대차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어바인에 위치한 미국 법인 본사 건물도 지난해 완공돼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미국 법인 본사와 미 서부지역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이 건물에는 직원 430명이 근무하고 있다.
어바인 미국 법인 본사 건물은 규모의 웅장함과 건물의 첨단적인 디자인면에서 기아 자동차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다. 5번 프리웨이 바로 옆에 위치한 본사 건물은 부지만 22에이커에 건평 22만2,000스퀘어피트의 3층 건물로 오는 11월중에 완공되는 디자인 센터까지 포함하면 건평만 31만5,200스퀘어피트에 달한다. 본사와 디자인 센터 건물과 시설로만 총 1억2,000만달러가 투입됐다.
디자인 센터의 수석디자이너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GM계열의 캐릴락사 부흥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STS 모델을 디지인한 탐 컨스가 맡고 있다.
조지아주 생산공장과 어바인 디자인 센터는 기아에게 의미하는바가 크다. 기아 자동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디자인, 테스트, 생산, 판매를 해결할 수 있는 제조 수직체제를 갖추게 된 셈이다.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4,300에이커 규모의 방대한 주행시험장까지 포함,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 테스트, 생산을 해서 자동차를 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아자동차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인정을 받으려면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기아 자동차 회장과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 등 내빈들이 지난 10월 조지아주 공장착공식에서 첫 삽을 들고 있다. 10억달러가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09년 완공되며 연 생산규모는 30만대에 달한다>
▲품질향상을 통한 판매 신장과 기업 이미지 재고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29만4,302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미국에 진출한 94년에 1만2,634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23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무엇보다도 미국 진출이후 14년 연속 판매 증가 기록을 경신했다. 딜러망도 94년 88개에서 2006년에는 649개로 7배이상 늘었으며 이를 2009년까지 또다시 80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 판매 누계 200만대를 지난해 돌파한 기아자동차는 내년에는 판매량 35만대를 달성해 40만, 50만대 돌파를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판매차량도 리오, 스펙트라, 옵티마, 아만티, 스포티지, 쏘렌토, 세도나, 론도 등 8가지로 승용차와 SUV, 미니밴 등 다양한 차종을 망라한다.
<올해 완공된 기아 모터스 아메리카 북미본부인 어바인 신사옥 전경>
기아자동차의 판매 신장에는 첫째도 품질, 둘째도 품질, 셋째로 품질이라는 뼈를 깍는 품질 개선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몽구 기아자동차 회장의 품질에 대한 집착은 비장함을 떠나 처절할 정도라고 한다. 자동차에 대한 전문 노하우도 웬만한 자동차 엔지니어를 빰칠 정도로 테스트 드라이브중 엔진소리가 약간만 이상해도 원인을 찾을때까지 생산라인을 중단할 정도로 원칙에 충실하다고 한다.
이같은 회장부터 일반 사원까지 전 직원의 품질향상 노력에 힘입어 기아 자동차는 이제 품질에 관한한 현대자동차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세도나, 쏘렌토, 옵티마, 스포티지 등의 모델들은 연방정부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별 5개)을 받았다. 아직도 세계 자동차 업계 최고 수준의 10만마일 워렌티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대변해주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2009년 30만대 규모의 미국 현지공장이 완성되면 현재 13만대 규모의 중국 제1공장과 올해 말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30만대 규모의 유럽 공장, 이어 내년 말 완공 예정인 30만대 규모의 중국 제2공장까지 총 103만대의 해외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봉구 미주법인장 인터뷰
“달라진 기아차 경험하세요”
“기아자동차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170개 국가에서 달리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주력 기업으로 미주한인사회와 더불어 발전하고 기여하는 책임있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올해부터 기아자동차의 미국 판매와 운영을 총책임지고 있는 미주법인장으로 부임한 이봉구 법인장은 기아자동차를 아끼고 애용해온 미주한인사회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많은 한인들에게 코리안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조국 발전의 상징인 기아자동차의 시대적 역할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새로 완공된 어바인 본사에 입주하면서 LCD TV와 가구 등 가능하면 한국제품을 구입하고 한인 업소를 이용하도록 지시했다는 이 법인장은 “한국 기업이라서 선택해주고 품질로 만족할 수 있는 기아자동차가 되기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법인장은 “80~90년대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엔진을 수입해야했던 기아자동차가 아니다”며 “지금은 로열티를 받고 일본 자동차사에 기술을 되팔고 다임러 크라이슬러에 엔진을 판매하는 자랑스러운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자신을 주재원이 아닌‘해외한인’의 한 일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에서 29년째 근무하면서 6개 대륙, 11개 국가에서 근무하는 등 해외에서 일한 기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칠레에서 근무할때는 칠레한인회 이사로 봉사한 경력도 갖고 있다.
이 법인장은 “그동안 미주한인 고객을‘독식’해온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비상에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미주한인사회는 기아자동차에게 중요한 시장이며 기아자동차를 한번 타보신다면 분명히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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