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료 싸게, 기내 서비스는 유료’확산
가벼운 식사·음료 등 돈받고 제공
가방 부칠때·영화관람도 별도요금
10개 항공사 3개월만에 수익 32% 늘어
올 여름에 항공여행을 하려면 휴대용 가방에 현찰을 조금 챙겨 넣는 것이 좋겠다. 이제까지 많은 여객기에서 당연히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에 돈을 받기 시작하는 항공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 본사가 있는 새 민항사 ‘스카이버스 에어라인즈’는 항공요금은 싸게 받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소프트드링크(2달러)부터 짐 부치기(가방 두개까지는 개당 5달러), 조기 탑승(1인당 10달러, 장애자는 예외)까지 모든 것에 추가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또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에 있는 ‘스피릿 에어라인즈’는 다음 달부터 이제까지 무료이던 백 체킹과 음료에 요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아울러 여객기의 객실 전체를 하나의 클래스로 고치되 비즈니스 클래스는 ‘빅 프론트 시트’라고 이름 붙여 유지시키고 프리미엄을 받을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거의 모든 큰 항공사들은 국내선 2등석의 무료 기내식을 없애고 대신 호텔 미니바 가격대의 개별식사와 음료를 팔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3시간 이상 비행하는 국내선에서 내놓던 4달러짜리 스낵 박스를 레이즈 스택스 포테이토 크리스프스(3달러), M&M(3달러), 병물(2달러)로 대체하는 한편 2시간짜리 국내선에까지 확대시켰다. 장시간 국내선의 경우 아침식사용 베이글 샌드위치, 이탈리언 랩스, 아시안 치킨 샐러드 등 5달러짜리 가벼운 식사를 제공한다.
이에 대해 포레스터 리서치에서 여행업계에 대해 분석하는 헨리 하트벨트는 호텔 또는 영화관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원하는 가격의 호텔 방에 들어간 다음 방안에서 영화를 보고 싶으면 그 값을 따로 지불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싶어도 그 값을 지불합니다. 영화 관람권은 좌석 값이지 팝콘은 따로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합니다. 항공사들도 마침내 2등석에 앉아 있는 손님이라고 모두 같은 체험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한다.
항공사들이 요금을 낮게 유지하면서 손님들에게 자기가 지불한 금액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게 하는 방법이라며 좌석과 서비스에 대해 별도의 요금을 받는 것은 부수입을 증대시키는 방안이기도 하다. 아울러 파산상태에서 헤어 나오거나 흑자를 유지할 방안을 찾는 항공사들 사이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델타’는 이달부터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전용 HBO 채널을 추가시키고 국내선 2등석 승객에게 영화 한 편당 5달러, 텔리비전 프로그램은 2달러씩을 받고 있다. 국내선 2등석의 칵테일은 잔당 5달러씩이다. 어떤 항공사는 사람들이 가장 탐내는 좌석을 예약하는 승객에게도 돈을 받는다. ‘노스웨스트 에어라인’은 지난해부터 국내선에서 출구 앞 등 2등석 좌석 중 조금 나은 자리는 15달러를 더 받는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도 다리 놓을 공간이 5인치 더 넓은 ‘이코노미 플러스’ 섹션에 프리미엄을 받는다.
‘에어 캐나다’는 한층 더하다. 예를 들어 이 항공사에서 가장 싼 티켓인 ‘탱고’는 마일리지를 50%만 인정해 준다. 가장 비싼 ‘이그제큐티브 클래스’에는 식사, 라운지 사용, 무제한 일정 변환, 마일리지 150% 인정 등 온갖 혜택이 다 주어진다. 고객들은 좌석 배정부터 짐 부치기까지 각종 혜택들을 목록에서 선택해 정해진 요금을 내고 추가시키거나, 삭제해 돈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주로 국제선을 뛰는 항공사 20여개가 수익 극대화와 타 항공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아마데우스’라는 회사가 제공하는 ‘플랙스 프라이서’란 테크놀러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처럼 메뉴에서 고르게 선택권을 주면 소비자들은 가장 싼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고른다. 아마데우스가 고객회사 10개를 분석한 결과 골라서 지불하는 방식을 실시한지 첫 3개월만에 전반적인 티켓 판매수익이 32% 이상 증가, 항공사들에 2억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려줬다.
라스베가스에 본부가 있는 ‘앨리지언트 에어’의 경우 스낵과 짐 부치기, 전화 예약에 요금을 부과한 이후 발생한 추가 수입이 2004년에 310만달러, 2005년에 1,120만달러, 지난해에는 3,130만달러로 증가해 왔다. 라스베가스 플로리다주 올랜도, 탬파 같은 관광지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는 이 항공사는 기내에서 5달러짜리 엘비스 선글라스, 15달러짜리 비치타월 같은 소소한 물건들도 판매한다. 또 웹사이트에서는 호텔 방, 자동차 렌털, 쇼 입장권 같은 것도 판매한다.
항공사들이 이처럼 서비스들을 개별 판매함에 따라 고객들은 예기치 못했던 지출에 주의해야만 하게 됐다. ‘스피릿 에어라인즈는 항공권 구입 때 AIG 트래블 가드의 여행자 보험도 판매한다. 그러나 그 구매 결정은 여행객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최종가격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보험료 12달러를 내지 않으려면 따로 신경 써서 언급하거나 온라인 티켓 구입 때 그 조항에 되어 있는 체크를 지워야 한다.
그러나 모든 항공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콘티넨털’을 비롯한 두어 개 항공사는 아직도 국내선에서도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며 담요와 베개도 계속 내놓고 있다. ‘젯블루’도 아직 전 노선에서 무료 제공하는 던킨 도너츠 커피와 위성 텔리비전을 유료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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