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러 가는데 미리 사두었던 10달러짜리 영화표가 없어졌다. 영수증도 없어서 영화를 보려면 꼼짝없이 다시 사야할 상황이다. 아마 영화표를 다시 사기 싫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을 바꿔 보자. 영화를 보러 가다가 10달러짜리를 지하철 어딘가에서 떨어뜨려서 잃어버렸다. 물론 아까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 돈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영화표를 사기가 아까울까? 이같은 상황을 가정해 심리학자들이 실험한 바로는 영화표를 잃어버린 사람들중 단지 46퍼센트만이 다시 영화표를 사겠다고 답했으며 지하철에서 같은 액수의 돈을 잃어버린 사람들중 88퍼센트가 영화표를 사겠다고 답했다. 이같은 차이가 생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멘탈 어카운팅(Mental Accounting)’이라고 불리는 심리현상이 원인이다. 멘탈 어카운팅은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소비하고 저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간단하게 멘탈 어카운팅을 정의하자면 이렇다. 예를들어, ‘엔터테인먼트 어카운트’가 머릿속에 있다고 하자. 영화표를 잃어버려서 다시 사는 것은 같은 ‘엔터테인먼트 어카운트’안에서 소비행위가 발생하는 것이다. 10달러를 계획해놓은 ‘어카운트’ 안에서 20달러를 소비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잃어버린 돈은 같은 ‘어카운트’ 안에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저없이 영화표를 살 수 있는 것이다.
비오는 날 저녁 택시잡기가 어려운 이유도 멘탈 어카운팅으로 귀결된다. 2주 혹은 한달 단위로 가계를 세우는 사람들과 달리 택시운전사들의 경우 매일 자신이 세워놓은 수입목표를 정해놓는다. 비오는날 저녁은 영업이 활발하기 때문에 목표를 이른 시간에 달성하기 쉽고 일단 목표를 달성하면 집으로 일찍 들어가기 때문에 비오는 날 저녁 사람들은 택시잡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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