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두 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낭패다. 그 정도로 성업 중인 업종이 한인 타운에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연회석이 있는 식당이라고 한다. 아이 돌잔치를 할 계획이다. 그러면 두세 달 전쯤에 예약하는 게 상식이라고 한다.
한인 인구는 계속 증가세다. 그러니 관혼상제와 관련된 행사도 자연히 늘게 마련. 그런데 연회석이 딸린 식당은 타운에 몇 안 된다. 말하자면 수요는 폭증하는데 공급이 턱없이 달린다. 이런데서 오는 현상이라는 거다.
또 다른 업종은 학원 비즈니스라고 한다. 그렇다고 모든 학원이 다 그런 게 아니다. 명문대 진학을 보장한다는 이름 난 SAT 학원을 말하는 것이다.
‘이민 와서 과외를 시킨다’- 한 때는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었다.
자식만은 입시지옥에서 해방시켜 주고 싶다. 엄청난 과외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 왜 미국 이민을 결심했나. 그런 질문이 나오면 한인 학부모들이 비친 하나같은 ‘결심의 변’이 대체로 이와 같았기 때문이다.
그 과외가 이제는 열풍도 지나 아예 한인사회의 한 문화현상으로 굳어진 것 같다. 학령기 자녀를 둔 한인 가정이면 거의 예외가 없다. 너도 과외, 나도 과외라고 할 정도다.
왜 이토록 과외가 극성일까. 답은 자명하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서다. 그래서 약한 과목을 과외를 통해 보강한다. 여기까지는 오우 케이다. 한인 학생들의 높은 UC계 입학률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과외열풍과 무관하지 않으니까.
문제는 만연한 일종의 강박관념이다. “애를 그냥 놓아두면 불안해요, 학원이라도 내보내야 안심이 되지….” 이런 유형의 학부모들이 늘면서 그 불안증세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방학이 두렵다.” 한인 학부모들의 한탄이다. 긴긴 방학. 그 방학을 아이들을 그냥 놀게 했다가는 큰일이 날 것 같다. 그래서 카드 빗을 져서라도 과외를 시킨다. 그런 부모들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SAT 학원간의 과열경쟁을 둘러싼 잡음 역시 여간 소란한 게 아니다. SAT 고득점 학생 모시기에 저마다 혈안이다, 아무개 학부모회가 아무개 학원을 밀고 있다 등등.
아무래도 건전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다. 그리고 한국형 과외문화의 병리를 닮아가는 듯해서다.
방학동안 과외를 통해 모자란 과목을 보충한다. 필요한 일이다. 그 긴긴 방학동안 마음껏 뛰놀고, 또 여행을 한다. 이 역시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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