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부각, 협상 명분 선점
한국인 인질을 납치한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한국정부 대표단과 마주앉은지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여성인질 2명을 풀어주기로 결정하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인질사태가 극적인 돌파구를 찾게 됐다.
이에 따라 협상 테이블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탈레반이 유엔 등 국제기구의 신변보장 없이 ‘적진’인 가즈니시티에서의 협상에 응한데 이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인질 일부를 석방키로 결정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아프간 정부와 부족원로 등을 상대로 탈레반 수감자들의 우선 석방만을 고집해온 탈레반측이 전격적인 석방 결정을 내리면서 제시한 이유는 ‘선의의 제스처’ 내지는 ‘관용과 선의’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한국언론과의 간접통화에서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은 탈레반의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말했고 주요 외신과의 통화에서도 조건없는 석방은 ‘선의의 제스처’라고 말했다.
탈레반의 말대로 여성 인질의 석방 결정이 아무런 조건없이 이뤄졌다면 이는 인질협상에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던진 탈레반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협상 당사자인 한국은 물론 요구조건인 탈레반 죄수 석방의 키를 쥔 아프간과 미국 정부, 그리고 국제사회를 압박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테러집단과의 협상불가’라는 원칙론만 반복하고 있는 아프간과 미국 정부와 달리 자신들은 나름의 양보를 했다는 점을 내세움으로써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탈레반이 이들 2명에 대한 조건없는 석방을 강조하면서도 남아 있는 인질들의 추가 석방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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