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14일 이대에 다니지 않았다며 거짓 학력을 고백하는 등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위 위조 사건 이후 유명 인사들의 ‘학력 위조’ 파문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학력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이들에게서는 명문대에 다니다 그만뒀다고 주장하고, 검증이 어려운 외국에서 ‘학력세탁’을 거치는 등의 공통된 ‘거짓말’을 발견할 수 있다.
◇명문대에 다니다 그만뒀다 = 학벌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명문대’ 타이틀은 버리기 힘든 유혹이다. 학력 위조 파문에 휩싸인 인사들 중 상당수가 국내 명문대 중퇴를 내세우며 그 만한 대학을 나올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사정상 다니지 못했다는 점을 은근히 과시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대표적인 경우. 그는 서울대 미대를 중퇴한 뒤 미국으로 가서 1994년 캔자스대에 들어갔다고 말해왔으나 서울대에는 입학한 사실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화여대 측은 김씨가 입학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고, 연극배우 윤석화씨 또한 이화여대 생활미술과를 1년 다니다 그만뒀다고 주장해 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창하씨도 서울대 미대 합격 후 수원대 경영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서울대 미대 입학 사실이 없고, 수원대는 학부 과정이 아닌 경영대학원 연구과정을 1년 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증 어려운 외국서 ‘학력세탁’ = 외국 대학 학위가 국내 대학에 비해 검증하기가 어렵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을 이용한 것도 공통점이다.
KBS라디오 ‘굿모닝 팝스’ 전 진행자인 이지영씨는 영국 브라이턴대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언어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고 알려졌으나 자신의 학.석사 학력이 허위임을 시인했다.
그는 고향인 전남 광양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영국에서 랭귀지 스쿨과 기술전문학교를 각각 1년 정도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도 캔자스대에서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캔자스대 경영대학원과 예일대에는 입학한 사실조차 없었다. 캔자스대 또한 3학년을 끝으로 학부를 그만둔 것으로 밝혀졌다.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는 미국 퍼시픽 웨스턴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했으나 이 대학이 비(非)인가 대학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창하씨도 미국 LA뉴브리지대 순수미술학과 졸업 학력에 대해 뉴브리지대에 적을 두었던 것은 사실이나 성실하게 수업에 임하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 혼동하기 쉬운 학교명도 활용 = 윤석화씨의 경우 이화여대 재학이 허위로 밝혀진 것 외에 ‘뉴욕대 수료’라는 프로필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홈페이지 프로필에 ‘뉴욕대 수료’라고 해놓은 뒤 아래에 영문으로 New York University가 아닌 ‘The City College of New York’(뉴욕시립대)로 표기를 해 ‘뉴욕 시립대를 다녀놓고 뉴욕대라고 한 것이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의혹을 샀다.
그는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뉴욕대(NYU)에서는 20학점 정도 들었고 뉴욕시립대(The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는 100학점 정도 이수했지만 마치지 못했다. 수료는 아니다라고 뒤늦게 밝혔다.
영화감독 심형래씨 또한 자전 에세이집 저자 소개란에 ‘고려대 식품공학과 졸업’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1977년 고려대 식량개발대학원에서 1년 과정의 농업기술연수과정과 93년 생명환경과학대학원 고위자연자원정책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nann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