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은 떨고 있었다. 간음하던 현장에서 붙잡혀와 군중 앞에 서게 된 것이다.
“모세 율법에 따라 이 여자를 돌로 칠까요.” 공개적인 질문이다. 조용하다. 재차 질문이 던져진다. “선생은 어떻게 말할 것입니까.” 엎드리고 앉아 있던 자세를 풀고 예수는 조용히 일어났다. 그리고 말한다.
“나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순간 긴장감이 돈다. 그러나 이내 조용해졌다. 이 말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받은 것이다. 나이 많은 사람에서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하나씩 그 자리를 떴다.
성경에 나오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다. 그 상황이 대선 막바지의 오늘날 한국에서 재연되면 혹시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닐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다. 여기저기서 비난 소리가 들리고 곧 아우성으로 변했다. 그리고 돌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마치 빗발같이.
돌을 던지지 않으면 죄인으로 몰릴 수 있다. 죄 없음을 만천하에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죽을힘을 다해 돌을 던지는 거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해마다 이때쯤이면 언론사마다 선정하는 게 있다. 올해의 10대 뉴스다. 한 한국의 온라인 사이트는 특별한 올해 뉴스를 선정했다고 한다. ‘2007년의 부끄러운 뉴스’다.
그 결과 신정아 게이트, 아프간 피랍사태, 삼성 비자금 의혹, 보험금을 노린 부모살해 사건, 공인들의 학력위조 사건, 김승연 전 회장 보복 폭행사건, 88만원세대 등이 선정됐다.
하나 같이 씁쓸한 뉴스들이다. 마치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발하기나 하는 것 같이. 그건 그렇다고 치고, 외국인의 눈에 비쳐진 가장 부끄러운 뉴스는 어떤 것일까. 아무래도 BBK로 시작돼 BBK로 끝나는 한국의 대선 뉴스가 아닐까 싶다.
“누가 당선되든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럭키’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얼마 전 지한파 외국 학자들이 하나 같이 내놓은 전망이다. 왜 럭키인가. 공약을 내건 것도 없다. 그러니 공약을 준수할 의무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온통 BBK다. 정책이니, 비전 제시니 하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생략됐다. 마치 속 좁은 여인들의 궁중암투를 그린 싸구려 연속극 같이 전개되는 그런 한국의 대선을 비꼰 것이다.
그 BBK 타령이 대선 막바지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한마디씩 던진다. 저런 거짓말쟁이는 물러나야 한다고. 혼자 깨끗하다는 주장이다, 그 기고만장한 모습은 예수라도 돌로 칠 기세다.
대선은 한국민에게 있어 재앙이다. 누가 한 말이던가. 그 말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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