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종(훼어팩스 거주)씨가 세탁업에 종사한지 올해가 15년째. 가게가 그동안 두 자리 숫자로 늘었다면 꽤 성공한 사람에 속한다.
누구는 사업을 열심히 하지 않겠느냐만 부지런함만으로는 그의 탁월한 사업 능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어퍼 말보로에 있는 ‘오피셜 클리너스’를 포함 13개의 업소를 관리하기에도 바쁠텐데 그는 틈틈이 세미나 강사로 일하며 정보와 기술을 동료 세탁인들에게 전하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워싱턴한인연합세탁협회(회장 인기만)가 주최한 세미나 강사로 초청된 최씨는 왜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제한된 시간에다, 어쩌면 세탁인들이 일일이 다 알 필요가 없는 부분이 있었는데도 그는 전문가 이상 가는 지식을 과시하며 열과 성을 다해 강의를 했다. 물론 세탁업을 처음 할 때부터 최씨가 그런 사람이었을 리는 없다.
“개업 첫날부터 기계가 작동을 안하는 겁니다. 숱하게 기술자를 불렀지요. 이러다 보니 장사는 안되고 아내는 힘들다고 푸념을 하고... 참 고생 많이 했습니다. 서울서 가져온 돈도 다 쓰고. 그러던 어느 날 한 번 장비를 직접 뜯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말썽을 피우는 장비에 대해 먼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비를 분해하려니까 종업원들이 말리더란다. 다음 날 기계를 못쓰면 어쩌냐는 거였다. 할 수 없이 최씨는 종업원들이 퇴근 한 후 몰래 기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직접 공부하기 시작하니까 눈이 뜨이는 것 같았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미국 세탁인들을 위한 단체 IFI(직물연구소)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선배 세탁인들에게 배우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극성을 떨며 배운 덕에 환경자격증에 전문 드라이클리너(CPD) 자격증까지 갖추게 됐고 사업은 나아지기 시작했다. 최 씨는 “IFI가 하라는 대로 했더니 매상이 몇 배로 뛰더라”며 “사업 방법부터 각종 기술까지 너무 요긴한 정보와 자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세탁장비는 물론이고 사업과 관련된 모든 기계에 대해서는 비공식 박사 수준이다. 그의 강의도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니라 갖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경험과 지식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원리가 매우 쉽게 전달된다.
최 씨는 “한인들이 손재주는 좋은데 장비를 구입하면 영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꼼꼼히 매뉴얼을 들여다보지 않는 것 같다”며 “간단한 원리, 작동 방법만 숙지해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개스 사용을 4분의 1 줄이는 법, 물 사용을 줄이는 법 등등 그가 가르치는 노하우를 따라 정기적으로 기계를 점검하고 미리 손만 봐도 일 년에 수천 달러는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세탁업이 서비스 직종인 관계로 사업 성공은 고객 관리에 달려있다는 것이 최씨의 조언이다. “정성을 들인 만큼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말이다. 최 씨는 “세탁업이 쉬운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며 “처음 가게를 인수할 때 기초부터 착실히 배우고 실력을 쌓아야 사업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7-8년 전부터 뉴욕, 필라, 뉴저지, 멤피스 등 전국을 돌며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는 최 씨는 특별히 광고하지 않아도 입소문으로 여기저기서 강의 초청이 들어오는 인기 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문의 (703)966-1200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