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은 10대 청소년들이 특히 유혹에 빠지기 쉬운 시기이다. 학과 공부의 부담에서 놓여난 해방감과 무료함이 종종 흡연, 음주, 마약 등에 노출될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금년 초부터 언론과 일부 치유기관들은 한인 중장년층의 마약문제 심각성과 마약상담 쇄도란 기사를 자주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장년층 마약 남용자는 요즘에 와서 갑자기 마약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중고등 학생시절이던 1980~90년대에 호기심이나 친구들의 권유로 마리화나로 시작했다가 여태껏 끊지를 못해서 중독자로 사는 것이다.
자녀가 마약 중독이 되면 가족이나 부모들은 중독의 특성인 진행성 악화과정을 잘 모른 채 전화로 치유기관에 한두 번 물어보고 나서 내 가족 내 힘으로만 고쳐 보려 하다가 조기 회복치유 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온 가족이 고생고생 하다가 나중에는 부모들마저 심신이 피폐해져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야 외부에 드러난다.
그간 한인 사회에서는 마약치유를 위한 모금행사도 여러 차례 있어 와서 일반은 물론 종교기관들과 상담 치유기관들이 다른 중독문제 보다는 마약치유에 더 관심을 기울여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중장년층의 마약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이러한 노력들이 별로 효과가 없었음을 의미하는 결과로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마약은 물론 모든 중독문제가 있는 가정들은 수치심 때문에 치유방법을 마음 놓고 알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그간 언론에 좋게 소개된 기관이나 치유은사가 충만하다는 종교기관들을 찾아다니며 기적적인 치유만 염원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중독증 치유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병원, 주거 또는 외래치료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어느 치료를 받든 마지막 외래치료까지는 다 마쳐야만 한다.
수용기관에서 중독문제로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먹여주고 재워만 준다고 해서 회복이 될까? 교회 예배참석과 성경공부를 통한 신앙 성장만으로 중독이 완치 될 수 있을까?
만약 마약문제를 안 초기부터 가족들이 전문 치유과정 전반을 알고 영적성장을 병행했더라면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가정과 사회에서는 그간 마약문제에 잘못 대처해온 점들이 없는지를 되돌아보며 더 나은 치유 안내방법을 개발해서 마약 남용자들을 회복으로 안내해야 할 때이다. 기존 마약치유 기관들도 지난 20여 년간 적용해온 프로그램들을 다시 평가해 보며 자기 기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려고 하지 말고 회복 참여자의 회복 치유 진전에 따라 외래치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치유기관들 간에 환자의뢰(Referral)를 해 주어야 한다.
미국인 중독가정들은 거부반응이 심한 중독자를 유료 회복기관에 의뢰해서까지 회복으로 안내하는 적극성을 띄고 있다. 마약 남용자를 회복기관으로 안내할 사람은 부모와 가족들뿐이다. 한인 가족들도 마약 중독자로 인해 아무리 지쳐 있다 하더라도 가족이 도울 수 밖에 없다. 가족들이 먼저 바른 치유방법을 알도록 노력하며 중독자의 회복 중 재발과 장기간에 걸친 중독치유과정에 인내해야 한다.
한인사회에 시급히 필요한 것은 한국어 마약중독 회복안내 핫라인이다. 만약 핫라인이 있다면 가족들이 문제 초기부터 바른 대처와 치유방법을 알 수 있어서 마약 자녀를 회복으로 안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사회와 가정 그리고 언론과 마약치유기관들 간에 협력해서 마약 중독자와 그 가족들이 제대로 된 회복치유를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이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 일만이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10대들이 방종하기 쉬운 여름방학 동안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특별히 세심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잠깐의 방심이 마약중독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다.
이해왕
선교사·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www.irecovery.org)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