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제네바 AFP.로이터=연합뉴스) 19일 유럽연합(EU)과 이란 과의 핵 문제 협상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난 가운데 미국은 이란에 대해 이제 협력이냐 대립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이르렀다면서 핵 프로그램 포기를 재차 촉구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제네바 회담 직후 성명을 내고 이란 국민은 그들의 지도자가 핵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대립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며 협력은 모두에게 이익을, 대립은 더 깊은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매코맥 대변인은 윌리엄 번즈 국무부 차관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과 독일의 제안을 진정으로 지지하며 핵 활동 중단만이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전했다.
EU와 이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회담을 가졌으나, 구체적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한 채 2주후 추가 협상을 열기로 했다.
이날 EU를 대표로 한 서방 진영은 유엔 안보리의 대이란 추가 제재 중지 등을 조건으로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 활동의 동결을 거듭 촉구했으나, 이란 측은 진지한 회담 자세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강행에 따른 제재조치로 이란에서 입.출항하는 선박들에 대한 검열, 이란 은행과의 금융거래 및 수출신용장 개설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3차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회담을 이끈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는 회담을 마친 뒤 건설적인 회담이었으나 이란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면서 2주 후에 답변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자국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원자력 발전을 위한 평화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해온 반면, 서방 진영은 그것이 핵무기 개발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사이드 잘릴리 이란 핵협상 대표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추가 협상시 우라늄 농축 동결 문제도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오로지 양측 패키지의 공통부분을 놓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해 핵 동결 문제에 관한 협상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1980년 이란과 국교를 단절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고위급 관리가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5개국 대표 등과 함께 이란과의 외교 협상 테이블에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번즈 차관의 참석과 관련해 미 국무부는 협상이 아니라 참관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지만, 교착 상태인 이란 핵문제를 풀기 위한 부시 미 행정부의 정책이 강경 기조에서 `대화’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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