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남성우월주의 만연
“아내의 뺨을 때리는 건 폭력이 아니다.”
최근 세르비아 TV방송의 리얼리티 쇼에 출연한 한 남편은 종종 자신이 아내를 때리는 것을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장모는 딸이 “맞을만 하다”면서 ‘교육적 차원’에서 때리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내도 사랑스런 눈으로 남편을 바라보며 자신이 게으르고 남편에 복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세르비아 사회의 가부장적인 ‘마초주의’(남성 우월주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TV 프로그램은 가정폭력 문제를 연일 다루고 시민 단체들도 ‘매맞는 아내’를 위한 법적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최근 한 비정부기구 조사에 따르면 세르비아에서 가정폭력은 가장 일반적인 범죄로 자리 잡고 있으며, 3명 중 1명 꼴로 여성들이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상담소의 베스나 스타노예비치는 “세르비아에서 화가 난 남편이 아내의 뺨을 때리는 건 큰 문제로 취급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페리’라고만 밝힌 한 택시운전사는 “구타는 별개 문제지만 뺨을 때리는 정도야 안될 것이 뭐 있나. 아내는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편이 존경받는 치과의사인 한 부인은 “아이들이 없는 게 다행이다. 그랬다면 아이들까지 폭력에 시달렸을 것”이라며 남편의 일상화된 구타를 한탄했다.
남편들의 폭력을 금지하는 법규는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처벌은 느슨하고 무엇보다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가 가정폭력 근절을 가로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계속된 전쟁을 겪고 도덕적 가치가 무너진 세르비아 사회에서 많은 남성들은 여성들이 집을 지켜야 하며 남편과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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