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콘도단지에 주택 판매 표지판이 붙어있다.
주택 바이어들이 움직이고 있다.
남가주 주택시장이 바닥을 친 것인지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고 있지만, 신규 콘도가 많은 LA다운타운과 오렌지카운티, 차압 매물이 많은 인랜드와 LA카운티 북부 등을 중심으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구입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50만달러 이하 차압 및 숏세일 매물의 경우 복수 오퍼가 몰려 리스팅 가격보다 오퍼를 올리지 않으면 구입이 힘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격 하락과 낮은 이자율, 각종 세금 혜택 덕분에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까다로운 융자 기준과 높은 실업률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차압 주택 현금투자 열풍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LA와 오렌지카운티,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차압이나 숏세일 매물에는 최소 5~10건의 복수오퍼가 몰리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저렴한 차압 주택에 투자하려는 바이어들의 수요가 늘어난 반면 올 초 은행들이 차압 절차를 일시 중단하면서 매물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남가주 외곽 지역의 주택은 잠재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하락폭이 크다. 코로나의 1만8,500스퀘어피트 대지에 지어진 2,700스퀘어피트 주택은 한때 52만달러까지 가격이 상승했었지만 현재는 37만5,000달러까지 떨어졌다.
‘REO 2020 리얼티&인베스트먼트’의 제이미 양 대표는 “수십만달러의 현금을 손에 쥐고 투자용으로 차압 주택을 구입하려는 한인 바이어들이 많다”고 전했다.
■콘도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LA 다운타운 주상복합 고층 콘도는 지난해 스퀘어피트당 600달러에서 가격대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300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고급 콘도를 선호하는 한인 젊은층이 아직까지는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다운타운 마켓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스타 부동산의 세바스찬 김 에이전트는 “다운타운은 가족 단위 바이어보다는 30~40대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주요 바이어”라고 말했다. 은퇴를 준비하며 편리한 부대시설이 제공되는 다운타운 콘도를 투자와 겸해 구입하려는 한인들도 증가하고 있다.
■융자가 걸림돌
주택 가격은 하락했지만 모기지 융자 승인이 까다로워지면서 셀러 마켓은 아직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있다. 주택 가격의 50%를 다운 페이먼트 해도 수입 증명이 부족해 모기지 승인이 거부되고 가격 하락이 큰 지역에서는 주택을 담보로 10만 달러를 재융자 받기도 힘든 실정이다.
태평양은행 홈론 담당 진 신 부행장은 “현재 모기지는 크레딧 기록이 좋고 다운 페이먼트를 많이 해도 고정 수입이 부족하면 승인이 어렵다”며 “총 소득이 이자와 모기지 보험, HOA 관리비 등 매달 예상되는 페이먼트의 3배는 돼야 승인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신 부행장은 “최근에는 차압 주택 구입을 위해 모기지 신청을 문의하는 한인들이 대부분”이라며 “고정 수입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융자 액수를 줄이거나 상환기간과 다운 페이먼트를 늘리고 은행 거래 내역 등으로 재정 능력을 증명해 융자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양사들 마케팅 적극
주택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는 건설사 및 분양회사들은 각종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LA 다운타운의 24층 고급 콘도 ‘Evo’는 오는 30일부터 5월3일까지 25개 유닛을 선착순으로 40% 할인 가격인 38만5,000~45만 달러에 판매하고 HOA 관리금을 면제해 주는 세일을 실시한다.
‘톨브라더스’가 건설한 요바린다의 고급 주택단지 ‘비스타델버데’는 오는 5월4일 골프 슛아웃 ‘홀인원’ 대회를 개최해 홀인원을 기록한 행운의 주인공에게 주택 가격을 50만달러 할인해 준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70만달러에서 시작하는 잔여 세대의 분양이 어려워지자 고육지책을 선택한 것이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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