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언급한 아퀼라와 프리스킬라(또는 프리스카)는 바오로 사도가 선교 여행을 다니는 동안 고린토에서 만났던 유대인 부부이다. 이들에 관한 예는 얼마 전 북가주 성경대학에서 있었던 사도 바오로에 대한 강의 중 들었던 내용이다.
아퀼라와 프리스킬라 부부는 모든 유대인들은 로마에서 떠나야 한다는 황제의 명을 받고 이탈리아를 떠난 사람들로, 바오로 사도처럼 천막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성경에서 여섯 번 언급되는데, 특이하게도 부부가 항상 함께 등장한다고 한다. 바오로 사도가 선교여행 동안 함께 선교 사업을 펼쳤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부이거나 독신인데 비하여 이들은 항상 부부가 함께 일하며, 서로 존경하고, 의지하며, 사랑하는 아름다운 부부상을 보여준다. 특히 아내인 프리스킬라는 영적 통찰력과 신심이 남편 아퀼라 보다 뛰어났고, 아퀼라는 그런 아내가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남편이었다. 이 부부는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목이 잘려 순교를 당한다. 바오로 사도는 이들이 “내(바오로 사도)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숨을 내놓은”(로마서 16, 3-4) 사람들 이었다고 묘사한다.
이 부부의 얘기가 내 가슴에 와 닿았던 이유는 성경대학에 함께 참석하지 않은 남편에게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강의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들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게 내 생각이었지만, 남편은 이전 학기 강의를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사흘 동안 혼자 듣다가 결국 주일에 함께 참석해 강의를 들었는데, 불편한 우리 부부의 마음을 알아차리신 듯이, 그날 신부님께서 바로 아퀼라와 프리스킬라 부부의 얘기를 하신 것이다.
이걸 들으며, 한편으론, 부부가 서로 존경하며, 의지하고, 사랑하면서 산다는 게, 그리고 영적 생활을 함께 한다는 게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느끼며, 남편과 함께 조금 더 발전적인 신앙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원했고, 한편으론, 사소한 일에 얼굴을 붉히며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아퀼라와 프리스킬라 부부처럼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하며 살기에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부족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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