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막내의 하이스쿨 졸업식장에서 만난 부모들끼리 결국 해냈다 그 동안 힘든 일도 있었지만.... 라는 말들을 주고 받으며 기쁘게 웃을 수 있었다. 졸업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온 친구들과 저녁을 함께하고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즐겁게 지내다 주인공과는 아쉽게 헤어져야만 했다. 학교측에서는 밤 9시에 졸업생들 모두 한곳에 다시 모이게 하여 새벽3시까지 운동과 여러 가지 놀이 행사에 참여하게 하고 그들이 함께 즐거움과 아쉬움을 나누도록 배려하였다.
그들이 과연 마침표와 동시에 새 삶의 동경으로 시작을 염두에 두고 있을까 걱정스러웠지만 졸업생 부모들은 편히 집에서 쉬게 해준다는 깊은 의도가 숨겨져 있으니 고맙기 그지없었다.
돌아보건대, 다른 문화 속에서 힘들고 지쳐 있는 그를 나는 본적이 있다. 큰 기쁨과 보람도 물론 있었고 때론 이게 아닌데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 뜨거운 감사함을 나누었다. 아기가 태어날 때 엄마보다 10배 이상 더 힘들게 애를 쓴다 하지 않는가. 내 아이도 한국에서 산 날보다 이곳에서 산 날이 4배 이상이 되니 이민 1세 부모와 살면서 학교와 과외생활과 가정에서의 다른 문화 속에서 갈등이 왜 없겠나 싶다.
나도 다른 문화에서 사는 아이가 때론 이런 점이 맘에 안 든다 하는 것이 있듯이 그도 때론 부모가 어떤 점에서는 이해 안 되는 점도 있었을 줄로 안다. 이미 다른 문화에 익숙해진 아이를 보며 한국식 미국식이 어디 있겠나 싶지만 분명 있긴 있는 듯 하고 졸업과 동시에 그런 점들을 자연스레 정리해준다. 늘 마침표 뒤엔 또 다른 시작이 따라오니까 말이다.
그날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연구대상인 나의 연예인 감수성은 곱고도 고운 은빛 달을 보며 감동하고 만다. 감사의 눈물, 서운한 눈물, 기쁨의 눈물, 그리운 눈물, 뿌듯한 눈물, 행복한 눈물, 다시 감사의 눈물을 느끼는데 그 동안 날마다 조금씩 커가던 달이 분주했던 내 앞에 불쑥 나타나 아주 선명하고 동그란 커다란 모습으로 하얀 마침표를 보여준다. 그리고 내 할머니의 목소리로 시작을 열어준다.
그분의 만만한 소원이셨던 말씀, 더도 덜도 말고 보름달만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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