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인연을 맺는다. 하지만 내 나라가 아닌 이국에 사는 우리, 특히 우리 여성들의 인간 관계는 폭이 좁다. 직장 생활을 하든, 전업주부이든 마음을 터넣고 얘기를 나눌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가끔 누군가에게서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든지,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상처를 입고 연락을 끊었다든지 하는 얘기를 들으면, 그게 어떤 상황이었든 남의 일 같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그런 중에 케이트 제이콥스(Kate Jacobs)의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The Friday Night Knitting Club)이라는 작품이 내게 우리 여성들의 우정에 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작품은 금요일 밤에 뉴욕 브로드 웨이 길 아래에 있는 <워커와 딸>(Walker and Daughter)이라는 뜨개질 가게에서 여섯 여자들이 모여 뜨개질을 하면서 엮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가게의 주인은 흑인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하나를 키우는 백인 싱글맘이고, 그녀와 함께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의 멤버는, 그녀에게 이 가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할머니, 박사과정 학생, 광고 일을 하는 사람, 가방 디자이너, 프로듀서 등이다. 여기에 주인공의 고등학교 친구이며 백만장자의 부인이 합세하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구성원이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점차, 일터에서 혹은 부부 관계나 사람들 관계에서의 마음의 상처들을 금요일밤의 친구들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으며 치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유방암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또 세상을 떠나게 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그들은 이젠 친 자매 보다 더 가까운 ‘자매애’를 느낀다.
이웃 사촌이라고 했던가. 가까운 이웃이 멀리 있는 친 형제 자매보다 더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만약 이 메마른 땅에서 내게도 이처럼 내 아픔까지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나 생각해보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당신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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