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시간이 조금씩 빠르게 달리는 걸 느끼게 되어 마음이 조급해지곤 했다. 우스개소리로 나이만큼의 속도로 빨라진다고 한다면, 확실하게 45+마일로 달리고 있다고 할수있다. 게다가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가 대학기숙사로 들어가게 되어, 더 이상 뒷 마당 넓은 큰 집에 살 필요가 없어지자, 우리부부는 고민의 여지없이 즉각 교통 편리한 곳에 위치한 작은 콘도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점점 더 빨리 달려갈 세월을 잡을수 없는데, 거추장스러운 집 가꾸는데 시간을 소비하기 보다는, 오히려 심플하게 생활패턴을 바꾸어 남는 시간에 그동안 시간없어 하지 못했고, 또 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은 일들을 여건이 허락하는데로 하면서 살리라 마음먹었다.
4베드룸에서 2베드룸으로 줄여간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막상 버릴것,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줄 것, 도네이션 할것으로 분류하면서, 방마다 꽉 들어차다 못해 차고까지 차지한 물건들을 보니, 과연 우리가 생활하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한가 , 내가 진정 물질적으로 소유한 것이 많았다. 언젠가 텔레비젼에서 본, 자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광고속에서, 남루한 옷을 입고 구멍난 신발을 신은 채 쓰레기장을 먹을 것을 찾아 헤매이던 슬픈 눈의 제3세계 어린이들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짐을 정리하는 내내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꼭 필요한것 이외에는 사지않고, 앞으로는 이웃과 나누는 데 더 노력해야겠다고.
이삿짐을 싸면서 내 인생의 전반부도 함께 마무리하고 있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인연이 되어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가족을 이루었다. 물질적으로 안정된 안락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온 20년의 세월, 이제 부모를 떠나 자기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딸아이를 보내면서, 남편과 나의 새로운 단계의 삶이 펼쳐지리라. 내 인생의 후반부는 물질적으로는 소박한 삶이라 하더라도, 삶의 근원적인 부분에 충실하면서 기쁨을 얻을수있는 그런 삶이길 바란다. 작고 아담한 새 집에서 시작할 남은 내 인생 후반부의 삶이 잔잔한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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