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한가운데에서 여름에는 강아지도 걸리지 않는 감기를 엄청 심하게 걸려
목구멍이 부어 쉰 목소리로 말하기도 힘든터에 비몽사몽 들리는 전화벨소리에 간신히 받아보니 한국일보에 이기자님이었다.
몇년전 글을 올린 기억을 하곤 찾아준 것이다.
어쩌면…설마…저분이 그동안 나의뒤를 계속 밟아온것처럼 놀라왔다.
몇주전 큰딸아이 시집보내고 결국은 몸살이나 무려 일주일이나 앓고난 후인데...
아! 이제 모라랐던 숙면도 하고 내 시간을 갖고 여행도 가야지 했건만…
아주 조심스레, 아주 정중하게, 여성의창 집필을 부탁하는거다.
대답반, 거절반, 대답하고는 몸을 추스리니 거울에 비추인 내꼴이 말이아니다.
감기에는 레몬즙에 꿀을 타서 따끈하게 마시면 좋다기에 서둘러 레몬을 꾹꾹 짜마셨다.
창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주변이 어둑하다.
갑자기 너무 조용해 쓸쓸함이 밀려온다.
마침 큰딸아이에게 전화가왔다. 좀처럼 이렇게 길게 앓아 누워본적 없던 엄마가 걱정이되긴 되나보다. 괜히 응석이부리고 싶어져 여기저기 아프다고 죽는 시늉을 하고나니 기분은 좀 풀리는 듯하다. 내가 생각해도 난 웃기는 엄마다. 보통 엄마들은 괜찮으니 걱정 말라고 안심 시킬텐데 말이다. 시집보낸지 이제겨우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록새록 섭섭한 마음에 딸아이의 방을 들여다보니 책들과 옷가지들... 요것조것 잡다한소품이 새삼 애틋해 괜히 한번씩 만져본다.
엄마의 마음을 해아리기나 한듯 제방은 그데로 놔두란다.
고맙고, 착하고, 예쁜내딸. 그리 따뜻한 엄마도 아닌데 끝까지 엄마를 배려하는 마음이 곱기만하다. 결혼 준비하는 동안 수도 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건만
아직도 찔끔찔끔 눈시울이 젖어든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내새끼…
철도 체 들지도 않은체 멎모르고 엄마가되어 배를 가르며 탄생한 내 첫딸아이... 어느새 자라 제짝만나 시집을 가다니 예쁘고,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준것이 너무도 감사하고 고맙기만하다. 사랑스럽고 예쁜 내딸! 내 새끼야!
아무쪼록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랑하는 네 남편과 알콩달콩 재미있게 잘살아라.
이제 이엄마 걱정말고 너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달려가는거야, 너의행복이 곧 이엄마의 행복이란다.
또한번 전화벨소리가 울려 받으니 작은딸아이가 오늘은 몸이 어떠냐고 묻는다.
나도모르게 킁킁소리로 다죽어가는 시늉을 했다. 왠지 기분이 나쁘지않다.
난확실히 웃기는 엄마다.
그래서 난 행복한 엄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