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책으로, 정원은 꽃으로 가득채워라.” -앤드류 랑그-
LA에 사는 소꿉친구 희가 우리 가족을 초대했다. 시원하게 쭉뻗은 팜트리로 조경된 새 단지, 희의 집은 유럽스타일로 지어진 2층집이었는데, 수공으로 다듬어진 울퉁불퉁하고 넓은 검은색 원목바닥에 유럽식 흰 가구들을 사용해, 아주 중후하면서도 현대적인 멋이 났다.
희는 정말 깔끔했다. 아침저녁 샤워후에는, 물기 제거기구를 이용해 샤워실 사면의 물방울들을 다 쓸어내린후, 타월로 사면유리벽과 바닥까지 물한방울, 얼룩하나 없이 말끔히 정리한다. 어느 수납장을 열어보아도, 컵들과, 수저뿐만 아니라, 양말 한켤레, 머리핀하나 까지도 백화점의 쇼윈도우처럼 예술적으로 정리해 놓고, 일류호텔의 스윗룸처럼 많은 벼게로 셋팅되어있는 침실, 복도에는 박물관처럼 유리 진열장에, 새빨간 골동품 타자기와, 골동품 카메라등을 진열해, 특별 전시 쇼라도 벌이는듯 정리되어있었다. 나는 모든것이 마음에 들어 감탄을 연발하며 희의 취향을 칭찬했다.
밤에 자려고누워서, 나도 희처럼 완벽하게 집을 정리하고 살고싶다고 남편에게 말했는데, 남편은 “좀 이상하지 않아? 뭔가 중요한게 빠진것 같지 않아?”라고 물었다. “글쎄, 내가 보기엔 완벽한데?”라고 말하자, 남편은 “어떻게 책이 한권도 없는지, 사람사는곳 같지 않아”라고 말하는데, 아차, 정말 집안 어디에도 책장도 없고, 책이 한권도 없었다.
희의 집에 다녀온후, 정리하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여전히 내 방 큰책장 2개와 작은 책꽃이에 책들이 마구꽂혀있고, 가끔씩 책들을 정리하는데도, 방안 곳곳에 책들이 쌓인다. 침대 바로옆에 컴퓨터를 놓고 일할수 있게 마련된 책상위에도, 여러 책들이 펼쳐진채 포개져 정겹게 쌓여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코스모스인데, 가을만되면,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곳~” 콧노래를 자주 부른다. 매년 정원에 코스모스를 많이 심는데, 정원에 앉아 바람에 살랑거리는 코스모스를 바라보면서, 책을 읽으면 참 좋다. 책과, 꽃을 가득채우라고 주장하는 앤드류 랑그의 의견에 적극 찬성한다. 이 맑은 가을날, 코스모스와 책한권이 마음 한가득 행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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