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를 곧게 펴라는데도, 그래서 나름 편다고 폈는데도, 금방 보면 또 꾸부정해 있다. 그저 맨몸인데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채 서 있자니 몇분도 안돼 허벅지가 후들거린다.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았고 어깨에 지푸라기 한올 얹혀있지 않은데도, 팔이 그토록 무거운지 새삼 절감한다.
무용을 하듯 양팔로 허리춤부터 머리위까지 큰 원을 그리며 치켜올린 뒤 다시 그 길 따라 내려놓기를 반복하는데 금세 숨이 가쁘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 때, 오른발에 무게중심을 두고 ‘가벼워진 왼발’을 살포시 먼저 움직인 뒤 허리를 왼쪽으로 틀면서 오른발의 무게중심을 왼발로 슬근슬근 옮기라는데 그게 그렇게 안돼 몸이 뒤뚱거린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동작이야 맞든 틀리든 햇볕을 쬐고 바람을 쐬며 굳은 몸을 꿈틀거린다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은데, 연장자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간이 타이치를 세계적 권위의 고수로부터 무료로 배우게 됐으니 더욱 좋은 일이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실시되는 SC한미노인봉사회(회장 성안평)에 대한 건강타이치 무료강습이 9월30일 시작됐다. 타이치 클래스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SC한미노인봉사회 주차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도는 세계유기태극권협회 총재이자 미국유일 태극권대학원(서니베일 소재) 학장인 웡치슈 박사가 맡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노인대상 건강타이치 무료강습에서 한인단체가 수혜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미 전역을 통틀어 SC한미노인봉사회가 처음이다.
주2회(각 1시간씩) 열리는 타이치 클래스는 오는 12월 중순까지 12주동안 이어지고 한두달 방학을 한 뒤 다시 12주동안 실시된다. 주요 수련내용은 미연방 질병예방/관리센터의 지원을 받아 오리건리서치연구소가 연장자들을 위해 재정리한 간이 타이치 8식이다. 호흡과 동작의 조화를 이루면서 중심잡기와 중심이동을 원활하게 하고 어깨 허리 무릎 발목 손목 등을 부드럽게 해주는 운동이다. 성안평 회장을 비롯한 약 20명이 타이치 강습에 참여하고 있다. 그 자신 60대인 웡 박사는 “보다 많은 회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큰 도움을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처음이라 생소하고 힘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유익한 운동을 배울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태수 기자>
사진설명: SC한미노인봉사회(회장 성안평, 왼쪽 앞) 회원들이 서니베일 태극권대학원장인 웡치슈 박사(모자 쓴 이)로부터 간이 타이치 동작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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