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큰 경제력을 갖춘 19개국과 EU로 구성된 G20 정상회의가 다음달 11일 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이들 국가수반 정상회의에 앞서 오는 22일과 23일에는 회원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열리고, 11월10일과 11일에는 세계의 최대 12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모이는 사업정상회의(Business Summit)가 열린다.
한국을 알리고 한국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할 기회로 보고 한국에서는 정부를 중심으로 그 준비에 정신이 없다.
G20 이전에 세계경제의 주요 결정은 G7에서 이루어 졌다. 1974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패한 아랍 원유국들이 원유공급을 제한하고 값을 대폭 올림으로써 원유파동이 발생하자 이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안정을 해소하기위하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그리고 일본으로 구성된 G7이 1976년에 탄생되었다. 그리고 21년이 지난 1997년에 러시아가 가입하여 G8이 되었다.
이어 선진국보다 경제성장이 더 빠른 한국,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소위 신흥경제국들의 경제력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특히 1997년에 발생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흔들게 되자 G8의 힘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래서 1999년 회원국을 대폭 늘려서 탄생한 것이 G20이다.
처음에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회의로 하였다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전세계경제의 위기가 닥치자 20명 정부수반의 정상회의로 승격되었다. G8 회원국 이외의 G20 회원국은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남아공 그리고 EU이다. G20 회원국의 국내총생산량(GDP)을 합하면 세계 국내총생산량의 90%에 해당되며 무역량은 세계 무역량의 80%가 된다.
G20의 1차 정상회의는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렸고 한국이 의장국으로 이번에 한국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는 제5차 정상회의이다. 선진국 클럽모임인 G7 회원국이 아닌 나라로서 처음으로 의장국이 된 것은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주는 자랑스런 일이다. 제6차 정상회의는 2011년에 프랑스에서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그전 회의에서 부터 내려온 주제인 ‘지속적 세계경제회복’ ‘고도의 지속적, 균형적 성장’ ‘국제금융규제 제도의 강화’ ‘국제 금융기구의 개편’ 등을 논의하고 새 의제로 ‘세계금융 안전망’과 ‘경제개발 문제’를 토의하게 된다.
필자는 이번 회의에 거는 기대가 있다. 우선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크고 긴 지금의 불황에서 하루 속히 빠져나와 경제 성장과 더불어 고용창출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회의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세계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하여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이 자국 통화를 인위적으로 낮추어 수출은 적극적으로 늘리고 수입은 억제하는 보호무역을 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을 강구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한국의 수출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소비자들이 외국 수입품을 살지 말지를 고려할 때 생산국이 어디냐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위 원산국 효과가 작용한다. 일본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 시장에서 한국제품이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단지 생산지가 한국이라는 이유로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번 G20 정상회담을 통하여 한국의 원산국 효과가 ‘한국 할인(Korea Discount)’에서 ‘한국 고급 (Korea Premium)’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서울의 G20 정상회의 덕분에 한국이 제값 받는 수출을 하여 한국경제가 더 튼튼하게 되고 그 결과로 노동자를 비롯한 빈곤 계층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drccrhee@gmail.com
이청광 / 퍼시픽 스테이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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