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한국인이 자부심과 보람을 가슴 뿌듯이 가졌던 제5차 서울 G20 정상회의는 한국의 브랜드를 한 단계 높였다는 국내외 미디아들의 절찬 속에 폐막되었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고 아직도 반쪽밖에 되는 않은 분단국가에서 세계 경제규모의 85%를 차지하는 세계 선진 및 뜨는 국가 20개국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경제의 균형성장을 논의하는 회의를 가졌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인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서울 G20 정상회의의 결실에 대하여는 객관적인 채점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이런 냉정한 자세가 한국이 진정으로 선진국 브랜드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밟고 가야 할 디딤돌을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과를 총 정리한 G20 서울선언은 과락을 면하였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고 중간 정도인 C학점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서울 G20정상회의의 주요 주제는 교역, 금융, 개발 등 3가지 분야로 크게 나뉜다. 결론부터 분야별 학점을 채점하면 교역에 D학점, 금융에 C학점, 개발에 A학점으로 전 과목 C학점으로 평가된다.
첫째 교역분야에서 논의된 내용은 환율, 경상수지, 자유교역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거절과 자국통화의 경쟁적인 평가절하 자제라는 일반론적인 합의만을 도출하였을 뿐이지 아무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제안했던 경상수지의 GDP 4% 제한안도 수출주도로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 독일, 중국, 브라질 등의 반대로 가이드라인을 내년 6월까지 마련한다는 연기안으로 실패했다.
오바마와 이명박 양국 대통령에게, 그리고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과에 치명타를 던진 것은 예정되었던 한미 FTA의 타결 실패이다.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은 한미 FTA의 극적인 타결을 서울 G20 정상회의에 내놓아 자유교역주의가 세계경제 균형발전의 정도임을 상징적인 과시로 내세우려고 하였는데 그것이 실패한 것이다. 교역분야는 과락에 가까운 D학점 밖에 평가되지 않는다.
둘째 금융 분야는 어느 정도 결실을 보아 중간평점이 C학점으로 평가된다. 금융 분야는 금융기구, 금융안전망, 금융규제 등 3가지 이슈가 논의되었다. 금융기구개혁은 IMF의 지분과 이사를 신흥국가로 이전하는 개혁에 합의를 보았고, 금융 안전망도 어느 정도 제도적인 장치설치에 의견을 모았다. 2008년에 터진 세계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금융규제안이 논의되어 왔는데 G20 서울선언에서 채택된 것이다. 금융기구, 금융안전망, 금융규제 등 금융이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의 강구와 실행이 남아 있기 때문에 평균학점이 C학점이 주어졌다.
셋째 개발 분야는 G20 서울선언에서 가장 성공적인 내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히 개발성공의 모델이 될 수 있는 한국이 선진경제와 후진경제의 중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입장을 활용하여 개발도상 국가들의 빈곤과 개발격차 해소를 내용으로 하는 100항목의 서울개발 컨센서스를 제안하여 채택된 것이다. 이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성공이기 때문에 A학점으로 평가된다.
서울 G20 정상회의는 세계 온 한국인에게 긍지와 가능성을 갖게 해 주었고, 세계에 한국의 브랜드를 한 단계 높이는 글로벌 행사였던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실질적인 성과를 평가해 볼 때에 교역분야에 D학점, 금융 분야에 C학점, 개발 분야에 A학점으로 총 평균 C학점인 성과는 한국이 되새기고 분발하고 확충해야 할 측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백 순 /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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