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의 배후인물이자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워싱턴 한인사회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인들은 빈 라덴의 제거로 9.11 희생자들의 상처를 다소나마 씻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크게 반겼다. 또 지난 10년간의 테러공포에서 다소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도 보였다. 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보복테러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빈 라덴 사망소식을 들었다는 50대 제임스 김씨(훼어팩스 거주)는 “빈 라덴은 9.11 테러를 주도한 사람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그를 추적해서 정의를 실현한 것은 매우 잘된 일”이라며 “앞으로 테러 공포에서 좀더 홀가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40대 주부인 박모씨(저먼타운 거주)는 “무고한 미국시민에 엄청난 희생과 피해를 안겨줬던 테러리스트의 사망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면서“아직 아물지 않은 9.11의 아픔을 말끔하게 씻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녀를 군대에 보냈거나 군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한인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미군 병사인 아들을 아프가니스탄에 보낸 L모 씨(실버스프링 거주)는 “그의 죽음으로 테러 조직이 완전히 무너지진 않겠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길 바란다”며 “빨리 테러 위협이 사라져 해외의 미군들이 고향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일부 한인들은 빈 라덴의 사망으로 테러 조직들이 이에 대한 보복테러를 감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상태라 한인들에도 화가 미칠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린다 정씨(센터빌)는 “알-카에다 추종자들이 자신들의 지도자 사망에 분노해 보복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며 “특히 한국도 알카에다에 적대적인 만큼 미주 한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스티브 유씨(엘리컷시티)는 “빈 라덴의 죽음으로 테러와 유혈 충돌이 종식되는 건 아니다”며 “미국의 이스라엘과 중동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전환 없이는 테러 위협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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