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야 역법·주역 풀이 등 인터넷 타고 확산…
새 버전 꼬리 물어
종말론과 재앙론은 생명력이 질기고 번식력도 강하다. 이제까지 숱한 종말과 대재앙의 예언이 빗나갔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참언’이 그 자리를 채웠다.
주로 인터넷을 타고 확산되는 ‘막장 시나리오’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들 가운데 가장 유행하는 버전들은 대개 2012년을 ‘인류 최후의 해’ 혹은 이에 버금가는 충격을 몰아올 ‘대재앙의 해’로 ‘지정’하고 있다. 이들은 고대 마야문명의 역법과 주역의 풀이도 똑같은 결론을 내놓았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태양계의 감춰진 행성 X가 지구로 접근하면서 인류문명이 박살나고 만다는 공상과학 영화 같은 ‘대재앙 관측’도 2012년을 ‘그 때’로 지목했다.
노스트라다무스가 1999년을 인류 멸망의 해로 예언했다고 떠들었던 사람들조차 재빨리 말을 바꿔 2012년 종말론에 다시 올라탔다. 그의 예언집에 등장하는 “1900, 90의 9년 7월의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온다”는 4행시를 지구 종말의 날로 해석했던 사람들은 9.11테러가 발생하자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했던 것은 오사마 빈 라덴과 9.11테러 참사였다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멀리 갈 것 없이 지난 3월19일 쟁반처럼 떠오른 환한 대형 보름달 ‘수퍼문’을 두고도 온갖 재앙설이 떠돌았었다. 그 단초는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제공했다. 데일리 메일은 3월9일자 기사에서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해일, 화산폭발, 대지진 등의 큰 재앙이 닥친다”며 “수퍼문이 떠오르면 늘 큰 자연재해가 일어났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1974년 호주 다윈을 초토화한 열대성 태풍 사이클론이 발생했을 때는 물론 2005년 인도네시아에서 쓰나미로 수만명의 목숨이 사라졌을 때에도 어김없이 수퍼문이 떴다는 것.
네티즌들이 이런 먹음직스런 재료를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다. 이들은 3월11일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자 수퍼문을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고 유사 재앙이 잇따를 것이라며 겁을 주었다. 지구와 달의 평균거리는 약 38만4,400킬로미터로 달의 공전궤도가 타원형이기 때문에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달의 근지점 현상’과 가장 멀어지는 ‘원지점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근지점에서 뜨는 보름달을 수퍼문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퍼문과 쓰나미나 화산폭발, 지진 사이의 과학적 연결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3월19일 수퍼문이 떴을 때 달과 태양이 지구에 작용하는 인력인 기조력의 강화로 해수면이 3미터 가량 높아진 것을 제외하곤 아무런 재앙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마야 문명이 예언했다는 인류종말의 날은 2012년 12월21일이다. 아직도 외계 문명 기원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고대 마야제국의 역법이 기원전 3144년 8월14일에 시작해 2012년 12월21일로 끝난 것을 두고 호사가들이 퍼뜨린 풍설이다.
주역 종말론이라는 것도 있다. 주역 종말론은 미국의 수학자인 테렌스 맥케나라가 주역의 64괘를 분석해 인류흐름의 역사를 예측하는 시간파(Time Wave)라는 그래프를 만들어내면서 탄생했다. 이 그래프가 2012년 12월21일에 0이 되니 이 날이 바로 인류멸망 시점이라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마야 역법에 등장한 최후의 날과 일치한다.그러나 이는 괘를 숫자로 풀이한 데서 오는 ‘오산’이라는 게 주역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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