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퇴행적 행동(퇴행)”이 예상외로 부모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을 알고보면 퇴행만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없을텐데도 이를 알만한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이나 한결같이 걱정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퇴행이란 정상적인 발달과정에서 이유없이 한때 나타날 수도 있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또는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어렸을 때의 어눌한 말이나 행동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퇴행적 행동으로는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대소변을 잘못 가린다든지 또는 동생의 젖병을 들고 엄마 품을 파고들면서 아기처럼 먹는 시늉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 등이다.
이러한 퇴행적 행동이 반드시 어린아이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어릴적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치 “그때”로 되돌아 간듯한 행동을 하는 것 역시 퇴행의 일종이기는 하나 이는 일시적이고 정상적인 행동이어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무의식을 강조하는 정신분석학적 견지에서 본다면 이는 인격발달 과정에서 스트레스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들 간의 충돌을 타협시켜 내적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교를 획득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기교는 무의식적으로 선택되고 자동으로 작동되는 자아기능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어린아이가 가정 내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방어기제가 바로 퇴행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행동주의 심리학의 학습이론에서는 인간의 행동이란 학습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퇴행적 행동 역시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학습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대부분 부모는 아이에게서 퇴행적 행동이 나타나면 그때마다 적절한 관심을 표시하고 이를 인정 해줌으로써 새로운 행동을 학습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녀에게서 퇴행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우선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서도 특별한 이유없이 한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행동이 보이면 부모는 우선 아이 주변의 생활환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개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이상행동 은 가정 내에 아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좌절이나 갈등이 퇴행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이의 퇴행은 부모들에게는 가정을 되돌아볼 수 있 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며 내 아이의 심리상태를 점검해 볼기회이기도 하다.
어린아이들의 퇴행은 주로 부모나 주변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나타난 결과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때에는 아이가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컨대, 동생 앞에서 형의 바람직한 행동을 칭찬해 준다든지 독립적 행동에 대해서 이를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것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게 해 주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아이가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그렇게 했을 때 이를 인정해 줌으로써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방법이기도하다. 아이들이 사랑을 받고 싶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칭찬이나 사랑을 받았던 행동을 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끌어보려는 특성이 있다.
사랑을 되찾고 싶은 마음과 행동이 무의식적이든 아니면 학습된 것이든지 간에 부모는 어린아이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지 않도록 행동 하나하나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고 사랑을 해주는 것이 퇴행을 멎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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