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돈 안들어가는데 무러...”불감증이 원인
▶ 사기 알면서도 신고 기피...발각시 환자도 처벌대상
김모(71) 할머니는 얼마 전 메디케어 청구 내역서를 받아보고 기겁을 했다. 내역서에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병명으로 치료를 했다며 무려 1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나 있었던 것. 더욱 놀라운 것은 머리부터 발까지 3차례에 걸쳐 X레이를 촬영했다며 수천 달러를 청구하기도 했다.
이씨는 “내가 전신 X레이를 몇 번씩 찍을 이유도 없고, 그런 적도 없다”면서 “예전에 아는 사람 소개로 각종 기능성 건강 보조제를 무료로 나줘주는 모 클리닉 행사를 방문했었는데, 거기서 시키는대로 메디케어 정보를 알려 준 게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고 푸념했다.
오래 전부터 한인사회에 퍼져있는 메디케어 사기 행각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메디케어 사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일부 한인들과 영어가 불편한 노인들을 노리는 문제의 병원들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공짜’라면 개인 정보까지도 서슴지 않고 제공하는 일부 한인들과 이를 이용해 호객행위를 벌이는 병원, 또 메디케어 사기를 사기로 생각지 않는 불감증과 자정노력 부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소셜워커는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를 갖고 있으면 당뇨병 치료 신발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자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도 앞다퉈 당뇨병 치료 신발을 신청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는 명백한 메디케어 남용과 사기”라고 말했다
연방사회보장국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 사기피해 액수는 매년 600억~900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이용해 빼돌리는 액수가 건당 최소 수천달러에서 많게는 수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사기 행각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해를 당하고도 자신이 직접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신고하지 않으면서 더욱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문제는 메디케어 사기가 발각될 경우 부정한 서비스를 제공했던 의료 관계자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받은 환자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국(CMS) 관계자는 “메디케어 사기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한인들이 많은 것 같다”며 “발각되면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혜자의 경우까지도 개입정도에 따라 범죄 가담자가 돼 수혜자격을 박탈당할 뿐 아니라 벌금과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메디케어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받은 치료, 처방약 또는 의료 기기에 대한 명세서를 항상 꼼꼼 살피는 것을 습관하고, 문제가 있을 시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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