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국의 한 남자가 미국 코미디 쇼에 나오고, 뉴스에 나오고 한다.
단지 엉덩이를 움켜쥐고 급해서 알몸으로 문을 연 것뿐이라는데, 싸이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미국 뉴스에서 화자가 되고 있다.
갑작스런 인기에 놀란 건지 엉덩이를 툭 쳤다고 말하고, 속옷은 입고 문을 열었다고 말을 바꾸었다. 툭 치는 것과 움켜쥐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다 구분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정도’를 가지고 경찰에 신고한 그 여학생에게 너무 했다고도 한다. 너무 한 것이 아니다. 남의 엉덩이는 실수로라도 만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제도가 합법적으로 엉덩이를 만질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세상의 가치관이 너무나 엉망이 되다보니 내 남편의 엉덩이를 동네 아줌마가 매일 움켜쥔다. 그리고 엉덩이를 매일 만지다 보니 이젠 내 남편의 엉덩이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을 한다. 그것이 문제다. 내 배우자의 엉덩이가 아니면 절대로 함부로 만져선 안 된다. 닿아서도 안 된다. 한번 슬쩍 만지면 그 다음엔 대놓고 쓰다듬고 싶고 결국엔 움켜쥐기까지 한다. 그냥 놔두면, 지나가는 모든 엉덩이가 내 것이라고 주장을 할 수도 있다.
이 남자 한 명만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여기저기서 내 와이프가 아닌데도, 내 남편이 아닌데도 그 여자의 엉덩이를 마구 만지고 그 남자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면 종국엔 이 사회에는 지나가는 아무사람의 엉덩이를 만져도 ‘그 정도는 괜찮아’ 라는 생각이 퍼지고 결국은 내 엉덩이조차 내가 보호 할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다. 아니 내 엉덩이는 상관없다 치더라도 내 아이의 엉덩이가 보호를 못 받는다. 당신 아이의 몸이 아무런 가족관계가 아닌 사람에게 마구 짓밟힐 수 있다.
성폭행을 당한 것도 아닌데 너무 한 것 아니냐라는 말도 한다. 반드시 폭행을 당해야만 고소를 할 수 있는 것인가?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다. 어제 오늘 내 남편의 엉덩이를 만진 사람이 내일 집으로 쳐들어와서 남편과 집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가정들이 어처구니없이 찢겨지고 있지 않는가.
성추행은 성폭력 직전의 단계이다. 성폭력은 인간과 가정을 완전히 죽이는 범죄이다. 대한민국의 대변인이 엉덩이 문제로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문제고, 그걸 바라보면서 ‘겨우 엉덩이?’ 라고 하는 것도 문제다. 나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지 말자. 그 여학생은 20여 년 전 대학생의 나이로 정부청사에서 무급인턴을 하던 나일 수 있다. 10년 후 대학생이 되는 내 아이의 모습일 수 있다.
제발 남의 엉덩이를 탐내지 말자. 허락된 엉덩이를 감사하며 주어진 엉덩이만을 가지고 살아가자.
나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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