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던 워싱턴 DC에서 공기업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ㆍ코트라)의 한 고위 간부가 무역관 여직원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하고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간부는 심지어 무역관 공금을 사적으로 쓰고 자신의 딸을 가명으로 편법 취업시키는 등 온갖 비위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일부 공공기관 주재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에 달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현재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워싱턴 DC 무역관장으로 부임한 Y씨는 부임 후 10개월간 여직원들을 20여차례 성희롱하는 등 추태를 부렸다.
이 의원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Y씨는 여직원들의 신체를 접촉하거나 수치심을 느낄 만한 발언 등을 수시로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옷 벗고 노래하라는 것도 아닌데 왜 빼느냐” “젊은 애들이 나랑 안 놀아주니 룸살롱에서 젊은 애들한테 돈 주고 노는 것 아니냐”와 같은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는 것이다.
또 여직원의 허리가 예쁘다며 자신의 허리와 맞대거나 의도적으로 팔과 손, 골반 등을 부딪치며 걷고, 여직원의 어깨 뒤에서 가슴 쪽으로 손을 내려 서류를 넘기는 식 등으로 신체 접촉을 일삼았다.
그는 또 본사 승인 없이 무역관 공금으로 고급 승용차를 무단 리스하고 개인용 TV를 구입하는가 하면, 자신의 딸을 가명으로 무역관에 편법 취업시킨 뒤 봉급을 과다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트라는 직원들의 신고로 문제가 되자 지난 7월 그를 본사에 소환한 뒤 한 직급 강등하는 선에서 사건을 무마한 것으로 밝혀져 이미지 저하를 우려한 사건 은폐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현재 의원실 관계자는 “그가 저지른 비위의 엄중함을 고려하면 형사고발은 물론 해임을 했어야 한다”며 “코트라가 사건이 확대되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일을 처리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Y씨에게 추행을 당한 여직원은 그를 성추행 혐의로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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