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과 성추행 등의 의혹에 휩싸인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52) 대표가 입장 표명을 늦췄다.
서울시향은 2일 밤 "박현정 대표가 명예훼손 법률 검토 및 자문 뒤 2~3일 뒤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현정 대표는 애초 3일 오전 중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낼 예정이었다.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이날 오전 자료를 통해 "박현정 대표 취임 이후 직원들의 인권은 처참하게 유린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 "회사 손해가 발생하면 너희들 장기라도 팔아라", "너는 미니스커트 입고, 다리로 음반을 팔면 좋겠다", "(술집)마담을 하면 잘할 것 같다" 등 폭언을 일삼았다.
술울 과하게 마신 뒤 남자직원의 넥타이를 당기면서 손으로 남자직원의 주요 부위를 만지려고 하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고도 폭로했다.
직원들은 박 대표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사무국 직원 27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13명이 퇴사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자신이 원하는 직원을 승진시키려고 내규를 바꿨다고도 했다.
이들은 상급기관인 서울시에 박 대표에 대한 감사를 공식요청했다. 감사원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사회학과에서 석·박사를 받은 박현정 대표는 서울시향의 첫 여성 대표다. 1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이 자리에 지난해 그녀가 임명되자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공연예술 분야와는 인연이 없는 고객관계관리(CRM)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삼성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삼성화재 고객관리 파트장,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마케팅전략그룹장(전무) 등을 지냈다.
박 대표는 작년 2월 취임 간담회에서 "공공기관을 투명하면서도 효율성 있고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는 사회 봉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기는 2016년 1월까지다.
서울시향은 내년 재단법인화 10주년을 앞두고 위기를 맞게 됐다. 미국 순회 연주 등 굵직한 사업을 계획 중이었다. 서울시향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반열에 올린 정명훈 예술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관심사다. 그의 임기는 이달 말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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