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한인 가브리엘·엘리자베스 조씨 부부
▶ 위탁가정 1호“2명 키우며 제2 인생 꿈 꿔”
가브리엘(왼쪽)·엘리자베스 조씨 부부가 친부모와 같이 살 수 없어 위탁되는 한인 자녀들은 많은데 한인 위탁가정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친부모 아래 자랄 수 없어 버려진 남매를 맡아 기르며 은퇴 후 삶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한인 부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한인가정상담소(KFAM)가 시작한 둥지 찾기 프로젝트 ‘위탁가정 1호’ 가브리엘·엘리자베스 조 부부다.
3일 LA타임스는 은퇴한 후 성지순례를 다닐 계획에 부풀었던 이들 부부에게 우연히 알게 된 ‘둥지 찾기 프로젝트’는 황혼 여행보다 가슴 뛰는 제2의 인생을 꿈꾸게 했다고 이들의 상세한 스토리를 보도했다.
조씨 부부는 1975년 외교관(영사)이었던 남편 가브리엘 조씨가 스위스로 발령을 받자 함께 한국을 떠났고 5년 간 스위스에서 생활하다가 지난 1980년 도미, 남가주에 그들의 둥지를 틀었다.
조씨는 엘몬테에서 일렉트로닉 스토어를 오픈했고 아내인 엘리자베스씨는 우체국 직원으로 30년간 근무를 했다. 신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들 부부는 지난 2월 위탁가정 설명회를 한다는 애나하임의 한 교회로 달려가 그 자리에서 등록을 마쳤다.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고도 신원조회, 가정방문, 33시간 교육 등 오랜 기다림을 거쳐 위탁가정 라이선스를 가장 먼저 손에 넣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변호사가 카니 정 가정상담소장에게 두 아이를 동시에 맡겠다는 위탁가정이 없어 헤어져 살고 있다는 열 살과 열 네 살짜리 남매 이야기를 언급하는 걸 듣고 조씨 부부는 ‘남매의 둥지’를 자청했다. 2층에 있는 아들과 딸이 쓰던 방들을 다시 꾸몄고 인근 공립학교에 달려가 전학 가능 여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물론 위탁가정이 그렇듯 그들의 부모 역할은 임시였지만 그래도 남매가 다시 함께 살 수 있다는 데만 집중했다. 드디어 9월16일 오후 조씨 부부의 집에 아이들이 도착했다. 영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여자 아이는 한국어로 대화가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각자의 방이 있다는 사실에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처음으로 갖는 자신만의 방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10주가 지났다. 조씨 부부는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쳤고 치과에도 데려갔다. 또 남자아이가 시력이 나빠 칠판을 볼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 안경도 맞춰줬다.
조씨 부부는 “이제 두 아이를 도서관에 데려가면 스스로 과제를 한 후 한 시간쯤 책을 읽어야 하고 그런 후에는 비디오 게임도 TV 시청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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