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우버택시’를 이용해 귀가하던 20대 여성이 택시기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과 관련해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학생들 (AP)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세계적인 차량 중계 앱 ‘우버택시’를 이용해 귀가하던 20대 여성이 택시기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도의 여성 안전 문제가 재조명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했다.
특히 이 기사가 3년 전에도 강간 미수로 7개월간 구속된 사실이 있음에도 우버와 계약 당시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 그가 택시 운전사 취업을 위해 받아야 하는 경찰 신원 조회를 받지 않았다는 점, 그가 회사에 제출한 주소가 허위라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우버와 교통 당국 모두 시민의 비난을 받고 있다.
자와할랄네루대 학생연합(JNUSU)과 반부패신당 아마드미당(AAP) 등 여러 학생 단체와 정당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델리 경찰국과 라지나트 싱 연방 내무장관 자택 앞에서 이번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여성 안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의 ‘도시’ 담당 에디터 시바니시 싱은 칼럼에서 "2년 전 뉴델리 시내 한복판 버스 안에서 23살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 당해 숨진 이후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또 다른 끔찍한 범죄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라고 탄식했다.
인도 연예계 인사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발리우드(인도 영화) 배우 악샤이 쿠마르는 "안전을 위해 돈을 더 주고 택시를 부르는데 이제는 그것도 할 수 없게 됐다"며 "법이 더 엄격해져야 한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유명 음악감독이자 가수인 비샬 다들라니는 "인도 여성들은 하루도 안전한 날이 없다"며 "인도 모든 남성은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우버는 범행 사실이 알려진 직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최고경영자(CEO) 트래비스 캘러닉 명의의 성명을 다시 발표하며 파문 차단에 애썼다.
캘러닉은 "끔찍한 범죄 희생자에게 회사 구성원 전체의 위로를 전한다"며 "가해자가 범의 심판을 받고 피해자와 그 가족이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고 뉴델리를 여성에 더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성명에서 "인도 정부가 현재 상업 운송 면허 발급에 신원조사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며 인도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인도 네티즌들은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힌두스탄타임스가 네티즌 5천명을 상대로 한 ‘대중의 분노에도 왜 이런 범죄가 계속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에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가볍게 처벌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7%로 나타났다.
당국의 치안 개선노력이 부족하다거나 여성 차별적인 사회 분위기를 탓하는 응답도 각각 21%, 17%를 기록했다.
델리 경찰국에 따르면 올해 1∼4월 접수된 성폭행 사건은 6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0건보다 36%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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