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색 비닐봉지가 무섭다…수원지역 ‘공포’ 확산
▶ 주민들 ‘시에서 좀 치워줬으면’…팔달구 ‘신속히 치울 계획’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 박춘봉이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를 나서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찰은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 박춘봉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2014.12.14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이 시신을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원지역 주민들은 검은 비닐봉지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박은 훼손한 시신 가운데 몸통은 팔달산 등산로에, 머리 등 일부 신체부위는 수원시 오목천동 야산에 버렸고 모두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운반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수원에서 특히 중국인이나 중국동포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온갖 물건을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 다니는 모습은 흔한 광경이지만 이 사건 이후 검은 비닐봉지가 달리 보이고 섬뜩한 느낌마저 갖게 된다는 수원 시민들이 적지 않다.
15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재개발구역에는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검은색 비닐봉지가 눈에 들어왔다.
재개발사업 진행으로 원주민들이 이사를 나가면서 버리고 간 것과 공폐가가 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갖다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 이모(62·여)씨는 "이젠 검은색 비닐봉지만 봐도 무섭다"며 "재개발 구역뿐 아니라 동네 곳곳에 버려진 검은 비닐봉지가 많아 혹시 그안에 뭔가 들었을까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신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주민은 수색 중인 경찰관을 만나자 "검은 비닐봉지가 집 근처에 있는데 함께 가서 좀 확인해 달라"며 동행을 요청하기도 했다.
팔달산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
경찰이 수차례 수색한 곳이지만 지난 14일 박이 매장한 피해여성 김모(48·중국 국적)씨의 다리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은 더 줄었다.
평소 팔달산 등산을 자주한다던 한 경기도청 공무원은 "점심식사 후 시간이 남으면 간단히 산에 오르곤했는데, 요즘엔 찝찝해서 못가고 있다"며 "어디서 또 어떤 부위가 발견될 지 몰라 겁난다"고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난 4일 처음 상반신 토막시신이 발견되고 나서 수색장소에 가보니 등산로 주변에 여기저기 쓰레기가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가 많이 보였다"며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박은 이달 3일 새벽 토막시신을 등산로에 버린 것으로 보이는데, 하루가 지난 4일 오후 신고자가 발견할 때까지 이를 이상하게 여긴 등산객이 없었을 정도로 주변에 비닐봉지가 많았다"고 말했다.
박이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던 매교동이나 교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구도심이다보니 골목 곳곳에 쓰레기가 모여진 곳이 눈에 띄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검은 비닐봉지는 두세개씩은 찾을 수 있었다.
평소같으면 아무 관심도 갖지 않을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오원춘 사건에 이은 ‘박춘봉 사건’에 이곳 주민들은 검은 비닐봉지를 보면 피해다니고 있을 정도다.
한 주민은 "이번 사건도 있고 하니 시에서 나와 검은 비닐봉지 좀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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