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옥선 할머니, 예일대서 일본군 만행 증언
▶ 영화 ‘귀향’상영 ...조정래 감독 인사 시간도
![커네티컷/ 위안부 문제 새로운 인식 계기 마련 커네티컷/ 위안부 문제 새로운 인식 계기 마련](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04/15/20160415091236571.jpg)
이옥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운데)가 예일대 로스쿨 강당에서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을 증언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훌륭한 인재가 돼서 내가 당한 이런 끔찍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는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길 부탁해요"
커네티컷 뉴헤이븐에 위치한 명문사학 예일 대학교 로스쿨에서 지난 11일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인 이옥선(90세) 할머니가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여성인권의 유린상을 생생하게 증언하며 미국의 젊은 지성인들에게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예일대 재학생들은 물론이고 지역 내 한인 및 타민족 주민 등 3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집에서 태어난 이옥선 할머니는 울산의 한 식당에서 가정부로 지내던 15살 소녀시절에 심부름을 다녀오다가 건장한 남자 두 명에게 붙잡혀 끌려갔다고 했다. 영문도 모르고 납치를 당한 이 할머니는 또래 소녀들과 함께 기차에 태워져 중국으로 끌려가서 해방될 때까지 "끊임없이 매를 맞으며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칼로 찔리기도 하며 2-3년간 일본 놈들의 끔찍한 성노예로 살았고 위안소는 위안부 소녀들의 사형장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이제 잘 보이지도 않고 잘 들리지도 않는 내가 허약한 노구를 이끌고 한국에서 여기까지 힘들게 온 이유는 과거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라며 "우리는 너무 힘이 없으니 지금도 과거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왜곡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무릎을 꿇고 공식적인 사과를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여태까지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부인하며 위안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거짓말까지 하며 피해자인 우리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데 제발 우리들의 명예를 회복 시켜 달라"며 "한국정부가 일본과 맺은 협상은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를 돈 받고 팔아먹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옥선 할머니와 함께 이날 예일대를 방문한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반드시 명예 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위안부 생존자들은 지난해 맺은 위안부 관련 한일 간 정부 협상은 무효라고 선언한 바 있고 현재 헌법 재판소에 위헌 고소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증언의 영어 통역은 현재 예일대 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이며 이번 위안부 관련 행사를 예일대에서 할 수 있도록 주선한 임현수 학생이 맡아 진행했다.
예일대 로스쿨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이옥순 할머니의 증언을 진지하게 경청했고 이번 증언을 계기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예일대 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서진 학생은" 이런 기회를 통해 할머니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며"서서히 잊혀져가는 역사에 대한 경각심도 다시 들었고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이러한 아픔이 생기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이바지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듣고 소감을 전했다.
칼 헤시모토 예일대 교수는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이런 행사에 참가한 것을 보니 참 기쁘고 이들 젊은 지성인들이 앞으로 이 같은 위안부 인권 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코네티컷토요한국학교에서 한국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장은영 교감도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을 직접 생생하게 들으니 식민 시대에 너무 많은 아픔을 겪었던 것이 떠오르며 마음이 무척 아팠고 지금껏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드리지 못했던 것이 죄송스러웠다"며"우리나라 정부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해 주길 바라며 나라가 힘이 없어서 생긴 문제인 만큼 앞으로 우리도 국력을 키우는데 더욱 힘을 모아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커네티컷/ 위안부 문제 새로운 인식 계기 마련 커네티컷/ 위안부 문제 새로운 인식 계기 마련](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04/15/20160415091236572.jpg)
예일대 로스쿨에서 영화 ‘귀향’상영을 마친 후 조정래 감독(앞줄 왼쪽 두번 째)과 전혜성 동암연구소 소장 (앞줄 가운데) 등 행사 관련자 및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들은 후에 일본 위안부의 실화를 다룬 영화 '귀향'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귀향'을 관람했던 동암연구소 소장 전혜성 박사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를 많이 봤는데 이 영화는 특히 참 잘 만들어진 것 같다" 며 "한국인의 한풀이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잘 묘사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예일대 위안부 행사에는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과 다나카 역을 맡았던 배우 이승현씨도 참석했다. 당초 이날 위안부 증언에 동참할 예정이었던 강일출 할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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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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